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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찰스’ 울보였던 숨이 밝아졌어요
입력 2015-07-29 10:28 
[MBN스타 손진아 기자] 한국 사람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무서워해요. 지하철을 탔는데 제가 자리에 앉으면 옆에 한국 사람이 코를 막고 일어났어요. 무슨 뜻인지 보이죠. 냄새 나는구나.”

벌써 한국 생활 11년차인 코트디부아르 출신 숨은 그 짧지 않은 세월동안 산전수전 다 겪었겠지만 인종적 차별과 편견에는 좀처럼 익숙해질 수 없었다.

3년째 일터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그는 피부색을 비하하는 말 때문에 상처받고 눈물을 쏟다가도 이내 힘들어도 집에 가서 애들 보면 더 화이팅 해야 돼요”라며 자신을 추슬렀고, 그런 ‘숨과 그 가족의 이야기는 지난 3월, 4회에 걸쳐 ‘이웃집 찰스를 통해 방송됐다.

방송 초기에는 코트디부아르에서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로 아버지의 사업을 도우러 한국을 찾았다가 내전 탓에 발이 묶인 사연과 아프리카 출신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꼬막과 바지락을 파는 다소 이색적인 직업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밤을 낮 삼아 열심히 일하는 모습과 차별에 시달리며 남몰래 눈물 흘리는 가슴 시린 사연, 그리고 병원에 실려가 수술을 받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보다 가족 걱정을 먼저 하는 등 피부색은 다르지만 우리네 아버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에 시청자들은 큰 응원을 보냈고 외국인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되돌아볼 수 있게 했었다.

방송이 나가면서 자신과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 등 많은 것이 변했다고 고마워했던 숨은 지난 24일 ‘이웃집 찰스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방송 때보다도 훨씬 더 밝아진 모습을 보인 그는 아들 이자크, 딸 아미라와 전혀 기죽지 않은 해맑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즐겼다. 특히 3살 ‘아미라는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치명적인 귀여움으로 출연자들과 취재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숨은 이날 인터뷰에서 방송 후에는 사람들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넵니다. 어디를 가든 잘 해주시는데 특히 딸과 동행하면 더 친절하게 대해주세요”라며 ‘이웃집 찰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숨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것처럼 ‘이웃집 찰스는 외국인들의 힘든 한국 정착과정을 보여주면서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든든한 후원자' 같은 프로그램이다.

또한 떠나온 나라와 인종, 직업, 종교가 다른 이방인들의 리얼 한국 정착기를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우리와 다른 외국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해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외국인들이 느끼는 고독과 갈등, 고민을 생생하게 담아냄으로써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교감을 느끼도록 하는 동시에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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