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M&A 본격화 ◆
1999년 대우그룹 구조조정에 따라 2000년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KDB대우증권이 15년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정부 측 매각 의지에 대한 회의론도 있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이 짜고 있는 매각 방안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 순자산 2위인 대우증권이 새 주인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9년 정책금융공사와 분리되면서 상업은행으로 변신을 시도한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정책금융기관으로 위상이 재정립되면서 대우증권과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등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할 '자회사관리단'을 신설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증권을 비롯한 금융 자회사에 대한 매각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 금융위원회도 같은 달 신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대우증권 매각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정부 측 의지 표명에도 시장은 시들했다. 장부가만 2조4365억원에 달하는 증권과 캐피탈, 자산운용 등 3종 세트에 대한 인수 부담에다 증시 호황에 따른 높아진 대우증권 주가도 한몫했다. 지난해 3월 21일 7950원이던 대우증권 주가는 올해 4월 말 1만8550원까지 뛰어올랐다.
증권산업을 비롯한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우리은행에 대한 5번째 민영화 시도가 연내에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산업은행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KDB캐피탈을 매각 패키지에서 제외하고 장부가가 634억원에 불과한 KDB자산운용만 대우증권과 묶어 파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이유다.
정부는 오는 9월 중순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4대 정책금융기관 기능 재정립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우증권을 비롯한 산은의 금융 자회사 매각 방안도 함께 내놓을 계획이다.
대우증권 주가가 높아짐에 따라 인수 후보자들에게 자금 부담을 덜어줄 방법은 산업은행 보유 지분 43% 중 일부인 '30%+1주'만 매각하는 방법이다. 산업은행은 원칙적으로 보유 지분 전량을 사겠다는 투자자에게 우선권을 줄 방침이지만 인수 후보자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탄력적으로 매매 지분을 조정할 계획이다.
7월 24일 종가 기준 산은 보유 대우증권 지분(1억4048만1383주) 시가는 2조1564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 가격이 2조원 중·후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 30%+1주(9801만268주) 시가는 1조5045억원이다. 매각 가격은 대우증권 인수전 흥행 정도와 올해 하반기 주가 추이에 달렸다. 최근 증시 호황으로 대우증권에 대한 구조조정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향후 계약조건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KB금융은 경쟁사인 신한금융에 비해 뒤떨어지는 비(非)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를 위해 대우증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순자산 5764억원 규모인 KB투자증권에 대우증권(순자산 4조1742억원)을 결합하면 자본금 2위이자 순자산 1위인 NH투자증권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1위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은)대우증권 인수에 따라 그룹 자산 규모가 360조원(연결기준)으로 늘어나며 국내 최대 금융지주로 도약한다"며 "취약했던 비은행 부문도 크게 보강해 비은행 부문 비율이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KB금융 비은행 부문 비중은 KB손보와 대우증권 인수에 따라 기존 10.8%에서 24.0%로 늘어나게 된다.
KB금융지주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사도 인수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KB금융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시너지 효과가 낮다는 점이 문제다. 반면 산업은행 패키지 규모 축소로 국내 사모펀드(PEF)와 외국사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막대한 자금동원력을 지닌 시틱(CITIC)을 비롯한 중국계 금융그룹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 /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99년 대우그룹 구조조정에 따라 2000년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KDB대우증권이 15년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정부 측 매각 의지에 대한 회의론도 있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이 짜고 있는 매각 방안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 순자산 2위인 대우증권이 새 주인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9년 정책금융공사와 분리되면서 상업은행으로 변신을 시도한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정책금융기관으로 위상이 재정립되면서 대우증권과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등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할 '자회사관리단'을 신설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증권을 비롯한 금융 자회사에 대한 매각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 금융위원회도 같은 달 신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대우증권 매각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정부 측 의지 표명에도 시장은 시들했다. 장부가만 2조4365억원에 달하는 증권과 캐피탈, 자산운용 등 3종 세트에 대한 인수 부담에다 증시 호황에 따른 높아진 대우증권 주가도 한몫했다. 지난해 3월 21일 7950원이던 대우증권 주가는 올해 4월 말 1만8550원까지 뛰어올랐다.
증권산업을 비롯한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우리은행에 대한 5번째 민영화 시도가 연내에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산업은행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KDB캐피탈을 매각 패키지에서 제외하고 장부가가 634억원에 불과한 KDB자산운용만 대우증권과 묶어 파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이유다.
대우증권 주가가 높아짐에 따라 인수 후보자들에게 자금 부담을 덜어줄 방법은 산업은행 보유 지분 43% 중 일부인 '30%+1주'만 매각하는 방법이다. 산업은행은 원칙적으로 보유 지분 전량을 사겠다는 투자자에게 우선권을 줄 방침이지만 인수 후보자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탄력적으로 매매 지분을 조정할 계획이다.
7월 24일 종가 기준 산은 보유 대우증권 지분(1억4048만1383주) 시가는 2조1564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 가격이 2조원 중·후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 30%+1주(9801만268주) 시가는 1조5045억원이다. 매각 가격은 대우증권 인수전 흥행 정도와 올해 하반기 주가 추이에 달렸다. 최근 증시 호황으로 대우증권에 대한 구조조정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향후 계약조건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KB금융은 경쟁사인 신한금융에 비해 뒤떨어지는 비(非)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를 위해 대우증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순자산 5764억원 규모인 KB투자증권에 대우증권(순자산 4조1742억원)을 결합하면 자본금 2위이자 순자산 1위인 NH투자증권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1위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은)대우증권 인수에 따라 그룹 자산 규모가 360조원(연결기준)으로 늘어나며 국내 최대 금융지주로 도약한다"며 "취약했던 비은행 부문도 크게 보강해 비은행 부문 비율이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KB금융 비은행 부문 비중은 KB손보와 대우증권 인수에 따라 기존 10.8%에서 24.0%로 늘어나게 된다.
KB금융지주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사도 인수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KB금융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시너지 효과가 낮다는 점이 문제다. 반면 산업은행 패키지 규모 축소로 국내 사모펀드(PEF)와 외국사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막대한 자금동원력을 지닌 시틱(CITIC)을 비롯한 중국계 금융그룹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 /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