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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던 비, 마지막 순간 광주일고의 손을 잡다
입력 2015-07-23 23:05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한 광주일고 선수들 사진(목동)=김근한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근한 기자] 거친 빗줄기 탓일까. 광주일고는 실책성 플레이를 남발했다. 하지만 끝내 웃었다.
광주일고는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성남고와의 결승전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11-10으로 이겼다. 지난 2007년 우승 이후 8년 만에 다시 밟은 정상이었다.
이날 광주일고는 우승컵을 눞앞에 놓고서도 매듭을 짓지 못했다. ‘에이스 김현준을 아끼기 위해 내보낸 좌완 선발 최승훈이 6⅓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쳤다. 7회 1점을 내줬으나 김현준을 ‘소방수로 활용해 급한 불을 껐다.
문제는 8회초였다. 비가 점점 거세졌다. 아웃카운트 두 개까지는 잘 잡았다. 그러나 이동규에게 볼넷과 도루를 내준 뒤 김성협의 뜬공을 유격수가 포구 위치를 놓치며 허무하게 동점을 내줬다. 평범한 뜬공이었지만 빗속에서 공을 놓쳤다. 2-1로 끝나야 할 상황에서 광주일고는 성남고에 연속 2루타까지 맞으며 2-4 역전을 허용했다. 게다가 9회초에도 2사 만루서 폭투로만 2점을 주는 등 3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광주일고에 기적이 일어났다. 9회말 무사 1,2루서 류승현의 1타점 적시 2루타가 나왔고,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김태진의 싹쓸이 적시 3루타가 나와 극적인 7-7 동점을 만들었다.
비는 광주일고에 계속 시련을 줬다. 또 실책. 10회초 1사 2루 수비 상황에서 김재윤의 3루 방면 땅볼을 3루수 최지훈이 뒤로 빠뜨렸다. 그라운드가 비에 젖으면서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난 것. 이 실책은 2실점으로 연결됐다.
가까스로 9-9 동점을 만들었더니 또 다시 허탈하게 1실점을 했다. 11회초 2사 1루에서 전경원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중견수 김태진이 폭우 탓에 땅볼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면서 1루 주자는 홈까지 들어왔다.
하지만 그 시련을 이겨낸 광주일고였다. 11회말 1사 만루에서 신재왕의 몸에 맞는 공으로 10-10 동점을 만들었고, 김태진이 날린 3루 방면 뜬공을 3루수 이동규가 놓치며 광주일고의 우승이 확정됐다. 비 때문에 고난의 길을 걸었던 광주일고 였지만, 그 얄궂던 비가 마지막 순간에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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