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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 9회의 기적, 8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
입력 2015-07-23 22:56  | 수정 2015-07-23 22:57
대통령배 우승한 광주일고 선수들 사진(목동)=김근한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근한 기자]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승부, 광주일고가 짜릿한 역전승으로 꺾고 8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했다.
광주일고는 2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대통령배 전국 고교야구대회 성남고와의 결승전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태진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11-10으로 승리했다. 2-7로 뒤진 경기를 드라마틱하게 뒤집었다. 기적의 우승이었다.
이로써 광주일고는 지난 2007년 우승 이후 다시 한 번 대통령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우수선수상(MVP)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김태진이 선정됐다. 우수투수상은 김현준, 감투상은 성재헌이 수상했다.
투수전이 펼쳐지던 경기는 중반 들어 난타전 양상으로 변했다. 0의 균형을 먼저 깬 건 광주일고. 4회말 선두타자 최지훈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후속 김우종의 희생 번트 때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진 홍신서의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공이 빠진 사이 최지훈은 3루까지 내달렸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홍신서는 1루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류승현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간 뒤 2루 도루를 성공시켜 2사 2,3루 기회를 맞았다. 이어 김도길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가져갔다.
성남고는 광주일고 선발 최승훈에 막히며 활로를 찾지 못했다. 0-2로 뒤진 7회가 되서야 반격을 가했다. 그 뒤심은 매서웠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성훈의 중전 안타가 터진 뒤 대타 전경원의 타구를 중견수 김태진이 무리하게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공을 뒤로 빠뜨렸다. 그 사이 1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인. 타자 주자는 2루까지 진루했다.
광주일고는 ‘에이스 김현준을 곧바로 등판시켜 급히 불을 껐다. 김현준은 대타 오혜성과 김재윤을 각각 헛스윙 삼진과 3루 직선타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김현준도 달아오른 성남고의 타격에 뭇매를 맞았다. 2-1로 앞선 8회초 2사 1루 서 유격수의 수비 미스가 컷다. 포구 위치를 못 잡으며 안타가 됐고 허무하게 2-2 동점을 허용했다. 기세를 탄 성남고는 김현준을 두들기며 4-2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9회초 최수빈의 적시 2루타와 2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 폭투로 3점을 보탰다.
광주일고의 마지막 공격만 남겨놓은 가운데 스코어는 2-7. 성남고의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광주일고는 역전의 명수였다. 믿기지 않는 드라마가 펼쳐졌다.
9회말 무사 1,2루에서 류승현의 1타점 적시 2루타가 신호탄이었다. 김도길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김태진의 싹쓸이 적시 3루타가 터졌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최지훈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7-7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승부는 성남고가 달아나면 광주일고가 쫓는 양상이었다. 성남고가 10회초 2사 만루에서 이동규의 2타점 적시타로 9-7로 도망가자, 광주일고는 곧바로 김태진의 우전 적시타와 정찬식의 스퀴즈를 통해 다시 9-9로 균형을 맞췄다.
명승부의 끝은 허무했다. 9-10으로 뒤진 채 11회말을 맞이한 광주일고는 1사 만루에서 신재왕의 밀어내기 사구로 10-10을 만든 뒤 김태진이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뜬공을 3루수 이동규가 놓치는 행운이 따랐다. 그 한방으로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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