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호산업 1조218억"…채권단 매각협상가 주당 5만9000원 제시
입력 2015-07-23 17:22 
금호산업 매각을 추진 중인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측에 협상가로 1조218억원을 제시했다. 주당 가격은 5만9000원으로, 박 회장 측이 주장하는 가격대인 5300억원과 차이가 너무 커 양측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23일 금융권과 금호아시아나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미래에셋 등 채권단 운영위원회 소속 6개 주요 금융사는 이날 회의를 통해 금호산업 매각 협상가를 1조218억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이들 금융사는 매각 협상가를 이날 전체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 측에 통보했다.
채권단 운영위가 내놓은 협상가는 채권단 보유 금호산업 지분 57.5%가 아닌 박삼구 회장 측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대상인 50%+1주에 대한 가격이다. 주당 가격은 5만9000원 선이다. 앞서 지난 15일 삼일과 안진 두 회계법인은 금호산업 정밀실사를 통해 주당 3만1000원을 '스탠드얼론밸류'(독립기업가치)로 제시한 바 있다. 채권단 보유 전체 지분으로는 약 6000억원, 50%+1주로는 약 5300억원이다. 채권단이 내놓은 협상가는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약 5000억원을 더한 가격이다. 회계법인이 산정한 금호산업 전체 지분 가치(1조600억원)에 근접하는 수치다.
채권단이 내놓은 협상가는 시장의 예상을 상당히 웃도는 수준이다. 23일 기준 금호산업 주식 종가(1만8500원)의 3배가 넘는 가격이다. 금융권 등에서는 채권단이 7000억~8500억원 선의 협상가를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채권단 측이 이 같은 예측을 뒤엎고 높은 수준의 협상가를 제시한 데는 미래에셋 측이 보여온 강경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PEF) 미래에셋삼호유한회사는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지분 8.55% 보유)로 금호산업에 대한 채권단 의결권 60%를 차지하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FI)의 대표다. 미래에셋 측은 헐값에 금호산업을 매각했을 때 PEF 투자자들로부터 배임 등 이슈가 터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금호산업 매각가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채권단 협상가는 금호아시아나 측이 주장하는 5300억원과는 약 5000억원에 달하는 차이가 있어 향후 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두 회계법인이 제시한 실사가치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미 포함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직접 희망 가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5300억원이 적정 가격이라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호승 기자 / 정지성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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