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한국산 예능 TV프로그램 도입 밀물 ‘규제 강화’
입력 2015-07-23 16:47 

저장위성TV가 판권을 사들여 제작한 중국판 런닝맨 ‘뻔파오숑디는 지난 4월 시즌2 방영을 시작한뒤 줄곧 5% 가까운 시청률을 유지하며 중국 예능프로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비슷한 시기 첫 방송 된 장쑤위성TV의 중국판 ‘우리결혼했어요인 ‘워먼샹아이바도 아이돌스타 최시원과 중국 톱모델 리우웬을 내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병영체험 리얼리티프로 ‘진짜사나이를 리메이크한 후난위성TV ‘쩐정난즈한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평균 1%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원작을 리메이크한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 중국 안방을 석권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런 ‘예능 한류가 급속히 위축될 위기에 놓였다. 중국 정부가 예능프로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규제 이유는 무분별하게 스타들을 내세운 예능프로가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지만 최근 잇따른 한국산 예능프로그램 수입에 제동을 거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TV,인터넷 감독기관인 광전총국은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규제안을 만들어 방송사 등에 통지했다. 통지문에서 광전총국은 TV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 △사회주의 가치관을 담고 △지나치게 현실과 동떨어져선 안되며 △경박한 풍조를 조장해선 안되고 △중국의 전통문화를 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의 규제 방침으로 한국원작 예능프로그램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올 여름시즌 중국에서 방영중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30여편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 판권을 사들여 리메이크했거나 판권없이 모방한 프로그램이 10여편에 달한다. 과거엔 미국과 유럽 프로그램을 모방한 리얼리티 프로가 주류를 이뤘지만, 2013년 중국판 나는가수다 ‘워스거쇼우가 큰 성공을 거둔 뒤 아빠어디가(빠바취나) 런닝맨 등 한국원작 리메이크 프로그램은 흥행의 보증수표가 됐다.

중국 리얼리티프로 제작도 일반인 중심에서 스타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이에 따라 출연진들의 출연료와 광고비가 급등했다. 일부 출연자는 한 시즌 출연료로 1000만위안(약 18억원)을 받는가 하면 빠바취나 시즌3에 예약된 광고액은 무려 5억위안(약 900억원)에 달한다. 관영 매체들은 리얼리티 프로가 ‘돈잔치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문회보는 23일 한국산 예능프로 판권 수입이 급증하면서 일부 예능프로 판권가격은 1억8000만위안(약 33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내세운 ‘사회주의 가치관이나 ‘중국 전통문화 같은 기준은 해석하기 나름이어서 결국 한국산 예능이 타겟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10년전 드러마 대장금 이후 한국산 드라마 수입이 급증했을 때도 규제에 나선 바 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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