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블레어 전 총리의 날카로운 훈수 “전통적 좌파공약으론 선거 필패”
입력 2015-07-23 15:38 

‘제3의 길을 내걸고 승리해 13년 노동당 정권을 만들어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노선 갈등에 빠진 노동당에 훈수를 뒀다. 요점은 전통적인 ‘퍼주기식 좌파 복지 공약으로 돌아갈 경우 다음 선거에서도 필패한다는 것.
블레어 전 총리는 1997년 총선에서 국유화, 소득분배 같은 좌파 공약을 과감히 버리고 시장과 경쟁을 중요시하는 우파 가치관을 수용해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후 노동당은 18년간에 걸친 보수당 장기 집권에 종지부를 찍고 13년간 집권에 성공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노동당 싱크탱크인 ‘프로그레스가 주최한 모임에서 노동당은 중도로 변해야 승리할 수 있다. 광범위한 중도층에 호소하고, 노조는 물론 기업을 지지할 때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좌파 공약으로는 승리할 수 없고 낡은 좌파 공약이 승리로 이끌더라도 그런 노선을 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발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면서 국민들은 낡은 좌파 공약을 더이상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블레어 총리가 이날 작정하고 훈수를 둔 것은 노동당 내에서도 강성 사회주의자인 제레미 코르빈(66) 의원이 당수 경쟁에서 선수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정치사이트인 유고브가 노동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강성 좌파인 코르빈 의원이 1차 경선에서 43% 지지를 얻고있다. 2차와 최종 경선에서도 코르빈 의원은 최다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레어 전총리는 코르빈의 우세에 대해 급진 좌파에 대한 지지는 반동적인 현상”이라며 보수당은 쉬운 상대인 코르빈 당선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르빈 의원은 노동당이 선거에 패한 것은 너무 좌측에 있어서가 아니라 긴축에 찬성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노동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보수당에게 참패한뒤 노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좀더 우파적인 정책을 요구하거나 제대로된 진보 공약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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