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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오승환의 ‘左-左’ 극복 프로젝트
입력 2015-07-23 15:03  | 수정 2015-07-23 15:58
오승환은 우타자와 좌타자 피안타율이 상당히 대조적이다. 좌타자 봉쇄가 오승환의 세이브 행진 및 한신의 센트럴리그 우승 도전의 포인트다. 사진(日 니시노미야)=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이상철 기자] 울다 웃은 한신이다. 이틀 연속 요미우리를 격파하고 센트럴리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률 5할(43승 1무 43패)도 회복했다.
그 2승에 참 벅찬 감정이다. 가라앉을 수 있던 흐름을 끌어올리며 순위표 맨 위로 점프한 것도 있으나 누구를 어떻게 이겼느냐가 중요했다. 요미우리를 이겼다. 그리고 ‘좌완투수를 무너뜨렸다. 전반기 마지막 날과 후반기 첫 날 침묵했던 타선은 2점과 4점, 효율적인 점수만 뽑았다.
한신은 어느 때보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센트럴리그 경쟁에서 살아남아 10년 만에 우승을 꿈꾸고 있다. 팀 타율(.240) 및 평균자책점(3.76) 5위임에도 ‘놀라운 팀 밸런스로 승수를 쌓았다. 6대1의 싸움이지만 결국 한신와 요미우리의 2대1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 싸움에서 이겨나가기 위해선 한신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하나 있었다. 좌완투수 징크스 탈출이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신의 전반기를 결산하면서 좌완투수에 유난히 고전해 승리를 헌납했다라고 정리했다. 타 팀 좌완투수 가운데 한신 킬러는 유난히 많았다. 아론 포레다(요미우리)는 4경기 4승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오노 유다이(주니치)와 크리스 존슨(히로시마)도 한신전 평균자책점이 0.56(4경기 3승)과 0.95(3경기 1승)로 0점대를 자랑했다.
한신이 무기력한 건 아니었다. 이들을 상대로 77이닝 동안 60안타(홈런 1개 포함)를 때렸다. 그럼에도 득점은 11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1득점이다. 응집력은 상당히 부족해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그런데 한신이 좌완투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지난 21일과 22일 요미우리의 선발은 스기우치 도시야(5⅔이닝 2실점)와 포레다(4이닝 3실점). 모두 좌완투수였다. 전반기 한신전 100% 승률을 자랑한 ‘호랑이 킬러 포레다도 있었다. 그런데 한신은 그 둘을 울렸다. 시즌 처음으로.
한신 선발투수인 랜디 메신저(8이닝 무실점)와 노미 아쓰시(6이닝 1실점)의 눈부신 역투가 있었으나 타선도 뒷받침이 됐다. 찬스마다 헛치더니 싹쓸이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더 이상 난공불락이 아니다. 약점을 메울 희망을 엿본 셈이다.
그 가운데 마지막에 마운드를 밟고 2승을 지켜낸 오승환도 눈여겨봐야 했다. 타선과 반대로 오승환은 ‘좌타자에 유난히 약했다. 피안타율이 3할(.326)을 넘었다. 우타자 피안타율은 .176으로 2배 가까운 차이다.

일본 언론은 오승환의 7월 부진에 대해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구속 저하다. 150km/h 이상을 던지던 오승환은 잦은 출장과 더위 탓인지 구속이 줄었다. 오승환도 수긍할 정도로 지난해보다 더 더운 날씨다.
그의 빠른 공은 대부분 140km/h 후반으로 스피드건에 찍혔다. 그러나 지난 18일 올스타 2차전과 지난 21일 경기에서 최고 구속은 150km/h.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좌타자 징크스다. 좌타자와 대결에서 약한 게 걸림돌이 됐다. 7월 피안타 13개 가운데 8개가 좌타자 상대로 허용했다. 특히, 지난 9일 주니치전부터 15일 히로시마전까지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를 친 타자는 모두 좌타자였다.
오승환은 후반기 들어 2경기에서 1이닝씩을 맡으면서 총 8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이 가운데 좌타자와 대결은 3번. 아베 신노스케와 다카하시 요시노부(2번)와 맞붙었는데 결과는 3타수 1안타. 아베에게 빠른 공을 던진 게 높아 안타를 맞았다.
올해 유난히 아베에게 약한 ‘천적 관계다. 그 싫은 관계를 끝내지 못했다. 그러나 좌타자 중 유독 아베였다. 이후 다카하시와 연이은 대결에선 낙차 큰 포크볼과 148km/h의 속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좌타자에게 매번 당하지는 않았다. 공 10개로 퍼펙트 마무리를 했던 올스타 2차전서도 좌타자 모리 도모야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바로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때렸던 타자를 아웃시켰다. 180도까지는 아니더라도 7월 중순에 비해 한결 나아진 기미다.
한신의 후반기 반격을 위해선 공격력 강화가 필수다. 그 가운데 좌완 고전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했다. 또한,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오승환도 좌타자를 봉쇄하며 뒷문을 단단히 지켜야 했다. 그 가운데 한신과 오승환의 ‘좌완-‘좌타자 극복 프로젝트, 후반기 첫 걸음은 일단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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