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발효되는 즉시 일본산 자동차 부품 일부의 수입관세를 철폐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 부품 가운데 절반 이상의 품목들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은 현재 일본이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일본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은 약 100개 품목이다. 자동차 이외에도 사용되는 부품까지 포함하면 모두 300개 품목이다. 미국은 그 가운데 자국 내 업체들에 타격이 적은 배기가스 필터 등을 즉시 철폐 대상으로 삼고, 변속기와 기어 박스 등은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나머지 품목은 약 10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액은 연 2조엔 규모에 달한다. 닛케이는 현행 2.5%의 수입관세가 없어지면 그 효과가 500억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대한무역진흥투자공사(코트라)는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부품 업체들은 기술력이 앞선 일본 기업들과 가격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엔저로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입은 한국 기업들은 TPP로 관세가 사라지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 본체에 부과한 2.5%의 수입관세는 TPP 협상 과정에서 가장 긴 철폐 기간을 두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전문가들은 철폐 기간이 10년을 훨씬 뛰어넘어 20~30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은 이 외에도 남은 쟁점인 쌀 무관세 수입 문제 등을 이달말 열릴 각료회담에서 최종 결론을 낼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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