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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 인터뷰] 배우 이빛나가 있는 곳, 소녀와 숙녀 그 어디쯤
입력 2015-07-23 14:29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세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배우 이빛나입니다. 엄청 어려보인다고요? 이래도 95년생, 20대입니다. 제가 오늘 화장을 연하게 하고 와서 그렇지, 아이 메이크업 조금만 해도 바로 이미지가 변한답니다.(웃음) 요즘은 웹드라마 ‘고결한 그대를 찍고 있어요. 8월 말에 공개될 예정인데, 배우들 중에서 제가 막내에요. 모든 분들이 제가 아무 말도 안 하는데 귀엽다고 해주시고, 예쁘다고 해주세요.(웃음) 이런 게 ‘내리사랑이구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답니다.



◇ ‘고결한 그대서 임팩트 있는 연기 보여주고 싶어요

웹드라마 ‘고결한 그대는 아직까지 두 번 정도 밖에 촬영을 못했는데 모든 분들이 워낙 잘해주셔서 금방 적응했어요. 감독님께서도 잘 해주시고, 함께 연기를 맞추고 있는 레인보우 재경 언니도 저를 잘 챙겨주세요. 제가 극중에서 성훈 오빠를 좋아해서 재경 언니를 질투하는 역할인데도.(웃음) 정말 철저하게 연기 연습을 하셔서 저도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답니다.

‘고결한 그대는 정말 기대가 많이 돼요. 원작이 웹소설인데 주변 분들이 진짜 재밌다고 추천해주셔서 읽어봤거든요. 그런데 정말 ‘여심에 딱 맞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쁜 남자도 등장하고.(웃음) 게다가 제가 전에 했던 역할들이 주로 어둡고 ‘칙칙한 역할들이었어요. 이렇게 밝고 톡톡 튀는 역할은 처음이라 너무나 재밌어요. 정말 기분마저 밝아지는 것 같다니까요.

아, 그리고 제가 연기를 하면서 예쁜 옷을 입은 적이 별로 없어요.(웃음) 그런데 예쁜 옷도 입혀주시고 화장도 잘 해주셔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짝사랑 역할은 해본 적 있냐고요? 예전에 어린이드라마인 ‘패밀리팡과 ‘마법천자문에서는 짝사랑을 하긴 했는데 사춘기 소녀라 톡톡 쏘는 연기를 주로 했어요. 생각해보면 지금 맡은 최라미 역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네요. ‘마법천자문의 손반지가 커서 최라미가 된 기분?(웃음)

제가 맡은 최라미라는 아이는 성훈 오빠가 맡은 이강훈을 10년 넘게 짝사랑해요. 옛날에 제가 짝사랑했던 오빠를 떠올리며 그 감정을 일으키곤 했죠.(웃음) 하지만 굉장히 어렸을 때였고, 제가 이런 경험도 많이 없거든요. 혹여나 그 감정을 잘 소화하지 못할까봐 걱정을 했죠. 그래서 ‘신사의 품격의 임메아리 캐릭터를 참고했어요. 캐릭터의 분위기와 성격이 비슷해서 참고가 많이 됐어요. 최라미가 많은 출연은 없어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임팩트있는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진제공=얼반웍스이엔티


제가 생각하기에 제 연기는 어른 연기와 아이 연기가 나뉘어 있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 최라미라는 캐릭터는 22살인데도 아이 같은 면이 많은 친구에요. 그래서 20대 캐릭터에 맞는 어른 연기를 하는데도 간혹 ‘너무 성숙하게 연기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다행히 스태프 분들이나 감독님께서 ‘어울리는 연기를 하고 있다고 칭찬해주셔서 안심했어요. 걱정이 사라져서 맘편히 잘 촬영하고 있답니다.


◇ 어려보인다고요? 성숙한 연기도 잘 할 자신 있답니다

‘어린 연기와 ‘성숙한 연기가 나뉘어져 있는 게 재밌다고요? 사실 비슷한 질문을 ‘마법천자문 오디션을 볼 때 작가님께서 제게 하셨어요. 제게 나이가 많은데 어린 캐릭터를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거든요. 저는 그 때 제 얼굴이 어려보이기 때문에 두 영역을 다 넘나들 수 있는 게 저만의 장점이라고 말씀 드렸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어린 역할을 더 오래할 수 있고, 동시에 성인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 거예요. 제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그 전까지는 제 눈을 쳐다보시지 않던 작가님도 눈빛이 달라지더라고요. 제가 느끼는 거지만 ‘어쭈 이런 느낌이었어요.(웃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광고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그 때에는 광주에 살아서 연기를 하기 위해 서울을 왕복하는 게 제약이 있어 긴 작품을 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중학교 1학년이 되면서 서울로 이사 왔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고 긴 작품도 하게 됐죠. 그 때 ‘아, 연기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진지하게 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원래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연기 하나만 할 생각은 진짜 없었어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연기가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나와 맞는 길이라고 생각했죠.

서울로 올라오니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참 많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아, 더 잘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연기의 길에 올인을 하게 됐어요. 연기는 해도 해도 안 질린려요. 원래는 내성적이었던 성격도 다양한 캐릭터를 하면서 조금씩 바뀌는 것도 좋고요. 또 평소에는 제가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대사나 성격을 연기하면 또 다른 삶을 살게 되잖아요. 그 매력이 연기의 재미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걸 느껴요. 물론 전보다는 많이 늘었지만 그럼에도 제 연기를 보면 못하는 것 같고, 더 잘하고 싶고, 정말 연기를 잘하는 사람을 보며 ‘나도 저렇게 하고 싶은데 이런 생각을 하죠. 공효진 선배님이나 박보영 선배님을 보면서 ‘연기 정말 잘 한다는 감탄을 해요. 그런 걸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잘하게 될까 고민을 해요. 정말 잘하고 싶은데.(웃음)


◇20대 연기자의 고민, 그리고 치열함

고민이요? 있죠. 제가 20대 초, 중반 캐릭터를 위한 오디션을 가면 ‘연기는 정말 좋은데 이미지가 어리다는 말을 간혹 들어요. 그럴 때에는 속상하죠, 고민도 많이 되고. 다른 이유도 아니고 이미지 때문이라는 게. 하지만 다행인 건 제가 아역 배우를 하면서 유명해지지 않았다는 점이에요.(웃음)

만약 그 때 얼굴을 알렸다면 그 이미지로 굳어졌을 것 같아요. ‘신선함을 느껴주시는 걸 보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전에는 어렸을 때 두각을 보이면서 얼굴을 알린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 인정을 받을 만큼 실력이 갖춰지지 않았는데 더 노력해서 좀 더 완성된 모습으로 조금씩 얼굴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억울한 부분도 없지 않죠. 제가 고등학교 때에 고등학생 역할을 하려고 하면 20대 초 중반의 배우 분들이 그 역할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막상 20대가 되니, 요즘 성숙한 친구들이 워낙 많아 고등학생 배우 분들이 캐스팅이 되더라고요.(웃음) 그러면서 때로는 미래가 걱정되기도 했어요. ‘내가 과연 밥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웃음) 이 고민은 20대의 공통된 고민인 것 같기도 해요. 적어도 나중에 후회는 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죠. 이런 시기를 지나면서 단단한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 믿고 있어요.

사진제공=얼반웍스이엔티


참 작은 역 하나라도 캐스팅되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에요. 오디션이 열리면 몇 백 명이 몰리는 게 현실이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나이나 이미지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인데 그렇게 많은 분들이 몰린 걸 보면 ‘내가 꼭 돼야지 ‘내가 될 수 있을 거야같은 마음을 가지기 쉽지 않아요.

많은 분들이 20대 초반의 배우들이 겪는 딜레마라고 다독여주시는데 그게 맞는 말 같아요. 고민도 많이 되고, 지금이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는 생각도 들죠. 그렇게 다른 배우와 경쟁을 하면서 자극도 많이 받고 배우기도 많이 배워요.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배우 분들이 정말 많이 준비를 하고 온 걸 보면 ‘난 아직 멀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나를 다져요. 정말 열심히 하는 분들 많아요.(웃음)

음, 저만의 강점을 자랑할 시간을 주시겠다고요? 제가 지금까지 불쌍한 연기를 많이 했어요.(웃음) 울고, 애처로운 연기를 정말 많이 해서 나름대로 감정 연기는 정말 자신 있어요. 어린 이미지를 이런 감정 연기로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나이대가 맞는 캐릭터가 많이 없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건 단점이지만 어떤 분께서 제게 ‘얼굴이 세지 않아서 착한 역할도, 악한 역할도 잘 어울리니 지금 당장 많은 역할을 못해도 위축되거나 속상해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저는 정말 열심히, 오랫동안 연기 할 거에요. 과정일 뿐인 지금 이 순간이 정말 귀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빛나는 20대를 보내고 있는 제 성장을 지켜봐주세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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