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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녀시절 “아줌마 편견·오해, 할 말 있어요”
입력 2015-07-23 11:57  | 수정 2015-07-23 12:29
소녀시절(사진=SC엔터테인먼트 제공)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늙은 부모님 고생시키면서 밖으로 나돌아 다닌다." "저런 (화려한 외모의) 여자가 정말 엄마라고?" "금세 사라질 그룹이다."
'아줌마 그룹' 소녀시절(김유정·신지현·장현아·박수아)을 두고 일각에서 흔히 한 마디씩 하는 말들이다. '여보 자기야 사랑해'란 곡으로 지난해 4월 데뷔해 화제를 불러모았던 소녀시절은 정말 그렇게 자취를 감춘 듯 했다.
하지만 그들이 보란 듯 돌아왔다. 소녀시절은 두 번째 디지털 싱글 '몇시'를 23일 발매했다. 톡톡 튀는 노랫말에 신 나는 멜로디와 리듬이 듣는 이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곡이다. 유재석의 '메뚜기춤'을 떠올리게 하는 안무가 재미 있다. 전신 운동 효과가 커 전국 에어로빅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만하다.
다음은 소녀시절 멤버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소녀시절(사진=SC엔터테인먼트 제공)
Q. 1년 3개월 만 컴백이다
A. 데뷔하자마자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당시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려웠다. 물론 모든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희생된 아이들 추모가 먼저였다.
Q. 공백기 동안 멤버 교체는 왜
A. 기존 멤버인 왕희와 현예은이 탈퇴하고 장현아와 신지현이 새롭게 투입됐다. 부산 출신인 왕희는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포에 사는 현예은은 둘째 아이 계획으로 하차했다.
새 멤버인 장현아(28)와 박수아(30) 역시 각각 딸 하나와 딸 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두 사람 모두 정식 오디션을 거쳐 합류했다. 기존 멤버들 미모가 뛰어나 그 이상을 찾느라 힘들었다. 발레와 연기를 전공한 장현아는 공연계에 종사하면서 실제 무대에 올랐고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신지현 역시 대학에서 연극과를 졸업한 뒤 패션 모델로 활동 했다. 결혼 10년차다.
Q. 멤버 대부분 175cm가량 큰 키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A. 장점이 많지만 불편한 점도 있다. 시중에서 파는 기성 바지는 기장이 잘 맞지 않다. 요즘 바지들은 좀 길게 나온다고 하는데도 짧다.

Q. 사진만 봤을 때 포토샵으로 다리 길이를 너무 늘린 거 아닌가 했었다
A. 하하. 예의상 포토샵 보정을 거치긴 했지만 팔과 다리는 정말 길다. 너무 길어서 좁은 무대 위 퍼포먼스를 할 때면 멤버들끼리 서로 자주 부딪힌다.
Q. 신 나는 안무 동작, 힘들지는 않나
A. 사실 좀 격한 면이 있다. 쉽게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유산소 운동이 많이 되는 춤이다. 멤버 모두 무용이나 헬스로 단련된 몸임에도 메뚜기처럼 폴짝폴짝 계속 뛰는 동작이다 보니 다소 힘들긴 하다.
Q. 유재석 춤 닮았다
A. 그보다는 조금 더 예쁘게 만들었다(웃음). 우리끼리는 '개구리춤 같다'고 했는데 많은 분이 그렇게 말씀해주더라. 한 번 따라해보시면 뱃살 빼는데 좋다. 뛰면서 허리를 비트는 동작이 있기 때문에 옆구리살도 잘 빠진다. 우리가 직접 효과를 봤다.
Q. 데뷔 후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A. 아무래도 어리고 예쁜 걸그룹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무대에서는 냉정하게 평가된다. 우리는 아줌마그룹으로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드려야할까 고민이 컸다. 결론은 간단했다. 우리가 섹시 콘셉트나 엄청난 가창력을 보여주려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 주부를 대표해 대중에게 활력을 주는 행복과 웃음이면 된다. 주부들이 우리를 보면서 꿈과 열정을 되살리고 함께 즐거워 하길 바란다. 책임감도 커졌다. 결코 쉽게 여기지 않는다. 피나는 노력으로 더 열심히 땀 흘렸다.
Q. 시댁 어르신들 반대는 없었나
A. 멤버들 사정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어르신들 모두 응원해주셨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말씀해 주신다.
Q. 일각의 선입견과 비판적 시각 서운한가
A. 아들 딸 내팽겨치고 부모님 고생시킨다는 말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가능하면 스스로 육아와 가정, 가수 활동 다 책임지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 수입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계속 챙겨줘야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이들을 연습실에 데려 오기도 한다. 너무 나쁘게만 봐주시지 말아달라. 요령껏한다. 생각하시는 것처럼 절대 우리만 위해서 살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주부가 무대에 서는 것뿐이다.
Q. 병행하기 쉽지 않은 일인데
A. 워킹맘이든 전업주부든 모두 다 힘들다. 전업주부도 보통 일이 아니다. 전업주부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버리고 가정을 위해 사는 거다. 워킹맘은 두 가지 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시 몸이 힘드니 짜증날 때가 있지만 할 수 있다는 일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려 한다.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아줌마들에게는 더 힘들다.
Q. 우리 사회가 기혼 여성들에겐 만만치 않다
A. 그렇다. 특히 출산 이후 서운할 정도였다 결혼 전과 같은 일을 하는데, 페이(예를 들어 모델료)가 달라지더다. 단지 주부라는 이유 탓이었다. 처음엔 상처가 됐다. 아줌마라고 무시하는 건가도 싶었다. 아이 엄마는 활동해봤자 출장 등 여러 면에서 제약이 있을 것이란 인식이 있더라. 그 핸디캡을 미리 염두한 것이다. 그때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 아줌마로서 더 당당하게 일 해보자. 소녀시절 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스스로 젊은 친구들과 비교하지 않으려 한다. 예전에 나도 저랬는데 이런 생각하면 더 위축된다. 지금의 마음이 중요하다.
Q. 소리소문없이 해체되는 걸그룹이 다수다
A. 그나마 우리는 큰 관심이라도 한 번 끌지 않았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데뷔 당시에는 팀의 특수성 자체만 이슈가 됐다. 이번에 더 많은 무대 설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는 이벤트성 그룹이 아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천천히 꾸준히 가겠다. 소녀시절은 '반짝'하고 사라질 그룹이 아닌,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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