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통기한 80일이나 넘긴 순대라니…
입력 2015-07-23 11:32 

국내 일부 순대 제조 중소업체들이 유통기한이 한참이나 지난 재료를 보관 중이거나 식품 보관시설을 불결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합동으로 실시한 국내 순대 제조업체 99곳에 대한 기획 감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한 달간 진행됐다.
그 결과 위생을 관리하지 않거나 제품 표시기준을 위반하는 등 문제가 있는 업체로 드러난 곳이 총 39곳(39.4%)으로 파악됐다. 순대 제조업체가 국내에 그리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는 사실상 전수조사나 다름 없다. 따라서 국내 순대업체 10곳 중 4곳은 위생이나 재료 보관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일단 제품이나 사용 재료의 표시기준 위반이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자감품질검사를 실시하지 않거나(8곳) 원료 보관기준을 위반한 곳(2곳)도 적발됐다. 특히 광주의 한 순대 제조 중소업체는 유통기한이 최대 81일이나 지난 돈육을 순대 제품 제조에 사용할 목적으로 공장 내 창고에 보관해 뒀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유통기한을 넘긴 해당 재료 무게는 무려 480㎏이 넘었다. 충북에 있는 다른 업체는 관할 관청에 자사 제조 순대의 유통기한을 90일이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20일가량 더 연장해 임의로 보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내 위생상태도 엉망이었다. 한 순대 제조업체의 경우 공장 내 원료보관실이나 냉장고 상단에서 쥐 배설물이 잔뜩 발견됐다. 쥐 구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현상이다. 냉동창고 창소를 제대로 안 해 기름때와 찌거기가 범벅된 경우도 적발됐다.
식약처는 이번에 적발된 39개 순대 제조업체에 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여름철 위생관리가 더욱 철저해야 할 중소 식품업체를 상대로 향후 순대뿐 아니라 다양한 식품 분야로 넓혀 기획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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