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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해커, NC 첫 다승왕 꿈만은 아니다
입력 2015-07-23 07:12  | 수정 2015-07-23 09:23
NC 외국인 투수 해커가 사상 첫 NC 다승왕에 오를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2)가 NC 다이노스의 사상 첫 다승왕에 오를 수 있을까.
해커는 2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4삼진 4사사구 2실점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해커는 시즌 11승(3패)째를 거두며 알프레도 피가로(삼성)와 함께 유희관(두산·12승)에 이어 다승 부문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달 19일 한화 이글스전을 시작으로 4연승 행진이다.
다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희관과 피가로의 올 시즌 기세 역시 무섭지만 그 뒤를 쫓고 있는 해커의 성적도 매섭다.
지난 2013년 에릭이라는 이름으로 NC에 입단한 해커는 호투에 비해 승리 운이 없는 투수였다. 두 시즌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16차례씩 기록했지만 그에 비해 승리는 저조했다. 첫 해 4승11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3.68로 9위였다. 지난 시즌은 8승8패로 승수를 더 챙겼으나 4.01로 7위에 오른 평균자책점에 비해 아쉬웠다.
불우한 승운을 떨치기 위해 그는 올 시즌 시작하기 앞서 등록명을 에릭에서 해커로 바꾸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등록명을 바꾼 덕분이었을까. 올 시즌 19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2년간 올린 승수 돌파를 코앞에 놓고 있다. 독특한 투구 폼에서 나오는 다양한 변화구와 힘있는 직구의 조합이 위력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커의 세밀한 성적과 꾸준함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올 시즌 등판한 19경기 중 15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해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피가로(14차례), 브룩스 레일리, 조쉬 린드블럼(롯데·이상 12차례)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KBO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많은 주자를 내보내지도 않는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1.09로 1위다. 122⅓에서 내준 볼넷이 26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한다. 올 시즌 10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들 중에서 윤성환(삼성·118⅓이닝·볼넷 18개)에 이어 가장 적다. 피안타 개수는 107개로 피안타율은 2할3푼6리의 짠물투구다. 이 부문 선두 양현종(KIA·2할1푼9리)에 이어 가장 낮다.
여기에 해커가 통산 후반기에 더욱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는 점은 다승왕 경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013년 후반기에만 12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2.58로 내용면에서는 안정적이었다. 지난해는 0승5패로 올스타전을 마친 뒤 승수 쌓기에는 실패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96으로 역시 준수했다. 다승왕 경쟁은 후반기 막판까지 진행된다. 해커가 다승왕에 도전할만한 이유다. 경기당 득점 지원은 6.55점으로 유희관(6.66점), 피가로(6.57점)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NC는 지난 2년간 외국인투수 찰리(전 NC)와 이재학이 각각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면서 활약했지만 다승왕을 얻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해커의 꾸준한 활약 속에 창단 첫 다승왕이 꿈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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