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해 208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장 초반부터 이어진 개인의 순매수와 장 막판 방향을 바꾼 기관의 ‘사자가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어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형 수출주가 약진한 점도 지수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2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31포인트(0.50%) 오른 2083.62로 마감했다.
지난 밤 뉴욕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에 힘입어 2080선을 웃돌며 상승 출발한 지수는 금세 상승폭을 반납,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수는 장 중 한때 2069.21까지 떨어지며 변동성을 넓혔지만 후반 들어 ‘매수로 전환한 기관의 움직임에 상승 흐름을 되찾았다. 특히 현대차 그룹을 대표로 하는 대형 수출주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로 급등하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다만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국내 기업에 대한 실적 우려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944억원과 400억원 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127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는 814억원의 매도 우위가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 종이목재, 화학, 철강금속, 기계, 유통업, 전기가스업, 건설업, 운수창고, 금융업, 은행, 보험, 서비스업, 제조업이 상승했다. 특히 운송장비 업종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주의 급등으로 4.29% 상승 마감했다.
섬유의복, 의약품,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의료정밀, 통신업, 증권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 3인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르며 수출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20원 오른 1158.30원으로 마감했다.
이에 현대차는 7.26% 오른 13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가 장 중 13만원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8일 이후 처음이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는 2~3% 상승했다.
자동차 부품회사 만도 역시 원화 약세에 따른 자동차 업황 개선 기대감에 8.10% 강세였다.
이밖에 삼익악기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낙찰받았다는 소식에 10.93% 올랐다. 삼익악기는 이날 장 중 29.96% 오른 6420원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찍기도 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국제약품은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는 소식에 점차 상승폭을 늘리더니 결국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약품은 전일 대비 1430원(29.98%) 오른 62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국제약품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2억6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2.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LG화학 역시 2분기 실적 호조에 7.90% 상승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이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 소식에 14.36% 급등했다.
같은 날 코스닥은 0.65포인트(0.08%) 내린 781.99로 하루 만에 소폭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821억원과 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71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고, 기타법인도 89억원 어치의 매도 물량을 내놓으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동서,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로엔, 씨젠 등이 상승했으나 셀트리온, 다음카카오, CJ E&M, 파라다이스, 산성앨엔에스는 하락 마감했다.
이밖에 리홈쿠첸이 중국 시장 성장 기대감에 5.52%, 매일유업이 중국으로 흰 우유 수출 재개 소식에 3.90% 올랐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시장이 방향성을 찾는 과정에서 장 중 변동성이 대폭 확대됐다”면서 기존 증시가 성장주, 중소형주 중심으로 올랐던 것과 달리 이날에는 현대차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이는 저평가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