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달러 사재기 큰손들 대박났다
입력 2015-07-19 17:33  | 수정 2015-07-19 19:54
작년 5월 10억원가량을 투자해 100만달러를 사둔 자산가 김 모씨는 최근 달러를 환전하기 위해 PB센터를 찾았다. 작년에 1020원대에 산 달러당 원화값이 최근 1140원대로 떨어지면서 환차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달러당 120원을 남겼으니 단순 계산한 수익률은 11%를 넘는다. 김씨는 향후 달러당 원화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100만달러 중 35만달러만 환전했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부지점장은 "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작년에 사둔 달러를 팔겠다고 상담하는 자산가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작년에 달러에 거금을 투자했던 자산가들이 남몰래 웃고 있다.
미국이 양적 완화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달러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예측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000원대까지 올라갔던 달러당 원화값은 1년 만에 1140원대로 내려갔다. 지난 16일 장중엔 달러당 원화값이 1150원대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작년 달러당 원화값이 낮을 때 달러를 사뒀던 자산가들이 환전만으로 10% 넘는 수익률을 달성하게 된 셈이다.

지난해 4월 달러당 원화값이 연일 오르면서 부자뿐만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달러 사재기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이때 투자한 자산가들이 최근 원화값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가장 큰 이득을 보게 됐다.
외환 투자는 다른 투자 자산보다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커서 실패하기 쉽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다른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장기적인 원화 약세를 예상하고 투자한 자산가들이 이득을 보게 됐다. 환전에 따른 차익은 과세되지 않기 때문에 자산가들에게 더욱 유리하다. 환전 수수료도 거의 내지 않는다.
지난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1150원대를 향해 나흘 연속 내려가다 금요일인 지난 17일 전날보다 1.70원 오른 114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달러 가치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성 한국씨티은행 CPC강남센터 부지점장은 "최근 달러 강세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른 투자 자산보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환차익을 노린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현조 부지점장은 "달러 매입에 관심이 많은 자산가들에게는 분할 매입과 분할 매도를 통해 투자 위험을 줄이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PB센터장은 "자식이 외국 유학 중이거나 본인이 외국 출장 건으로 환전 수요가 많다면 매월 500만원가량 미리 환전해두는 것도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해외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을 달러로 투자하는 자산가도 많다. 유럽과 일본처럼 향후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국가에 원화 대신 달러로 투자하는 식이다. 이진성 부지점장은 "양적 완화에 따라 유럽 주가는 더 오르게 되고 유로화 가치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달러·유로 환율을 헤지한 유럽 펀드에 달러로 투자하면 자본 이익에다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가 일정 비율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연 3~4% 수익률이 기대되는 달러 ELS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달러로 직접 투자해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도 누릴 수 있어 이득이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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