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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100세 청년 김병기, 그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입력 2015-07-17 18:38 
[MBN스타 손진아 기자] 100세 청년 김병기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울림에서 소개된다.

오는 19일 오후 방송되는 KBS1 ‘TV회고록 울림에서는 김병기 화백의 100살의 나이에도 여전히 붓을 놓지 않은 노화백의 열정이 공개된다.

지난 1950년 6월25일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한국전쟁, 갑작스럽게 벌어진 전쟁에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김병기 화백은 북한군의 위협을 받고, 어쩔 수 없이 북한 의용군에 입대하게 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행운이 찾아왔다. 신체검사를 하는 북한 군의관이 김병기 화백의 고향 사람이었던 것. 김병기 화백은 그의 도움을 받아 북한 의용군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집은 폭격 때문에 사라져 버렸고, 아버지 김찬영 화백이 모은 국보급 보물들도 모두 소실된 상태. 까맣게 그을린 벼루와 일그러진 고려청자 위로 퍼지는 아버지의 통곡을 들으며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던 김병기 화백. 그가 겪은 한국 전쟁의 참상을 ‘울림을 통해 전달한다.

김병기 화백은 1951년 1월1일, 북한군을 피해 부산에 도착했다. 고된 피난 생활 중에도 미술에 대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고, 국방부 소속의 종군화가단 부단장을 맡아 전쟁의 참상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종군 화가단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꾸준히 활동했다. 또한 부산으로 피난 온 화가들을 모아 해외 미술계의 동향이나 한국 미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 중 남포동의 한 다방에서 김병기 화백이 낭독한 ‘피카소와의 결별은 미술 평론에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1951년 피카소는 미군을 떠오르게 하는 기계화된 부대가 벌거벗은 여성을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을 담은 ‘한국에서의 학살을 그렸다. 타임지를 통해 그 작품을 접한 김병기 화백은 피카소가 이념갈등에 치우쳐 한국 전쟁의 비극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소식을 듣게 된 서울대학교는 다방에서 예술론 하지 말고 교단에 서서 해달라.”며 강사직을 제안했고, 서울로 돌아간 김병기 화백은 교육가, 행정가, 비평가로 활동하며 한국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게 된다.


전후 한국 미술계를 위해 다방면으로 애썼던 김병기 화백은 1965년 동양인 최초로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 심사위원으로 초청받게 된다. 교육, 평론, 행정 등 작품 활동 외의 일에 힘을 쏟으며 지쳐있던 김병기 화백에게 구름 위에서 보는 세상은 또 다른 영감을 준다.

한국에서는 더 이상 작품 활동에만 몰두할 수 없었던 김병기 화백은 그림을 위해 조국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미국 뉴욕주 사라토가 스프링스에 거처를 마련한다. 한국에서 쌓아온 모든 경력과 명예를 버리고 새롭게 시작된 김병기 화백의 미국 생활을 울림‘을 통해 소개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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