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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 가요계 ‘히트메이커’ A의 아쉬운 구설
입력 2015-07-17 17:31 
사진 http://royaltyfree.tistory.com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가요계 '히트메이커'로 불리는 한 유명 작곡가(팀) A를 두고 요즘 뒷말이 무성하다. 그들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불만이다.
"가수에게 곡을 주면서 작곡료를 받지 않는데요. 제작자들(기획사 대표) 입장에서는 좋겠죠. 문제는 우리가 일정 금액을 요구하면, 'A도 작곡료 안 받는데 너희가 받느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겁니다."
17일 다수 가요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작곡가(팀) A 지휘 아래 일을 돕던 신진 작곡가(문하생) 20~30여 명이 최근 크게 반발해 작업실을 나갔다. "A는, 사실상 문하생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A는 이제 소위 '먹고 살만 하다' 이겁니다. 자신만의 영업 방식이자 성공 전략이라 칩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시장의 룰(규칙)을 깨버리면 우리 같은 신진 작곡가는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겁니까."
작곡가 전성시대다. 다수 아이돌 그룹에 곡을 나눠주고 있는 몇몇 유명 작곡가는 저작권료 수입만 한 달에 1억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정상급 작곡가는 보통 1곡당 작품료로 700~1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가수들이 곡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이에게 작품료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잘 나가는 작곡가는 극히 일부다. 몇 십만원의 작품료만 지급해도 감사해 할 무명 작곡가를 찾는 기획사는 드물다. 힘들게, 한 가수의 앨범에 곡을 실었다하더라도 인기 아이돌 그룹의 곡이 아니면 방송 전파 한 번 타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나마 기회를 잡아 성공해도 작곡가로서 지속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은 전체 작곡가 중 10% 남짓에 불과하다”는 게 가요 관계자들의 말이다.
"일단 입봉(데뷔)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아무도 내 곡을 사려하지 않으니까요. 가장 현실적인 지름길은 유명 작곡가 밑에서 작곡을 배우면서 일하는 것밖에 없어요. 능력만 있으면 무엇합니까. 당장 그들의 이름에 묻히더라도 '줄'을 타지 않으면…."
작곡가는 제작자의 홍보 소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누가 쓴 곡이냐에 따라 대중은 호감을 갖는다.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최소한 이름값에서 나오는 신뢰가 있다. 특히 신인 가수라면, 유명 작곡가의 후광은 더욱 크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작곡가 세계에서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래가 보장된 것도 아니다. 이른바 ‘키워 주는 작곡가가 있다면 오히려 ‘누르는 이들도 있다. '후배 작곡가 양성'이란 미명 아래, 일종의 '열정 페이'이자 노동 착취가 비일비재하다. 선택한 '줄'이 동아줄인지 썩은 줄인지 장담할 수 없다.
창작 환경이 좋은 것만도 아니다. 대부분 작곡가는 밤낮이 바뀐 불규칙한 생활을 한다. 낮에 활발히 움직이는 연예인들이 작곡가와 호흡을 맞추고 작업할 시간으로 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창작 스트레스 탓 지나친 흡연과 음주로 건강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
케이팝 도약의 디딤돌은 바로 국내 작곡가들의 저력이었다. 유명 작곡가를 향한 쏠림 현상이 심화될수록 젊은 창작인의 의욕 상실이 우려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 경쟁을 논하면 할 말은 없다. 다만 '경제 민주주의'라는 말도 있다. 민주주의 사회 발전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등 여러 폐단을 제거하려는 노력이다. 아무리 좋은 품종의 나무라도 계속해 너무 많은 물을 주면 뿌리가 썩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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