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면세 전쟁’ 고배 마신 신세계·현대백화점, 재정비 본격화
입력 2015-07-17 17:15  | 수정 2015-07-17 17:50

지난주 서울 시내 면세사업권을 두고 대기업 간 사활을 건 ‘면세 전쟁이 끝난 뒤 아쉽게 고배를 마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이 백화점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17일 지난주 정기 여름 세일을 마친 뒤 이번주에도 특별전을 이어가며 본업인 ‘내수 활성화에 충실할 방침이다. 이번 주말 강남점에서 20,30대를 위한 ‘영캐주얼 바캉스 특집전을 여는 데 이어 오는 23일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 대전(명품 대전)을 업계 중 가장 먼저 열고 조르지오아르마니, 알렌산더맥퀸 등을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출점 준비도 서두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2년 이후 신규 출점이 없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개점을 시작으로 오는 2016년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증축하며 유통망 외형을 적극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해터미널에 위치한 김해점에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강남점도 강남점 신관에 판매시설 5개층을 추가로 증축하기로 했다. 센텀시티점은 3000여억원을 들여 현재 주차장으로 활용 중인 부지를 오는 2016년까지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 키즈전문관, 식음시설 등으로 새롭게 구성한다. 대구·경북 지역에 최초로 들어서는 도심형 복합쇼핑몰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도 같은 해 첫 삽을 뜰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2018년 울산에 출점 계획이 잡혀 있고 2020년 후에는 수원과 대전 등 광역시 진출에 나서는 것도 적극 검토 중”이라며 현재는 백화점 ‘빅 3 중 가장 적은 수인 1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백화점 고급화·대형화·복합화를 비롯해 외형도 키워가면서 본업에 더욱 충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첫 면세점 진입을 기대했던 현대백화점그룹도 발빠르게 본업을 정비 중이다. 특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서울시내 면세 선정에서 탈락한 이후 임직원에게 백화점 본업에 더욱 충실할 것을 독려하며 위로한 것을 알려졌다.
정 회장의 ‘백화점 외형 확대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돼왔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그룹의 첫 프리미엄 아웃렛인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 김포점을 연 데 이어 5월에는 신도림 디큐브백화점을 재개장했고 다음달 판교점 개점도 앞두고 있다.
판교점의 경우 지난 2013년 초 착공한 판교점 알파돔시티 복합쇼핑몰을 대지면적 2만2905㎡, 연면적 23만5338㎡의 수도권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로 탄생시키면서 명품 브랜드와 글로벌 SPA, F&B 등 다양한 MD 구축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에 도심형 아웃렛인 ‘현대아웃렛 송파점(가칭)을 개장하는 데 이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과 동대문 케레스타 개점도 준비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출점 외에도 현재 건설중장비 업체인 에버다임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국내 3위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룹을 재정비해 면세사업 진출은 물론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창출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 모두 ‘비중확대를 제시한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외형 확장에 나서면서 2년동안 영업면적이 기존 대비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백화점 3사 중에서는 단기적으로 성장 모멘텀이 가장 크다”면서 신세계 역시 내년 증축 등으로 기존 대비 영업 면적이 41% 확장해 백화점 3사 중 밸류에이션 매력이 가장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세계의 경우 이번 사업자 선정에는 탈락했지만 신세계DF를 통해 기존 면세사업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여 회사측 계획대로 오는 2017년 인천공항 사업이 정상화될 경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5370억원과 1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계는 한편 오는 9월 열리는 4곳의 면세 사업권 재입찰 공고에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 모두 입찰을 신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서울 시내 면세권 입찰을 위해 법인을 설립하고 부지를 선정하는 등 다각화된 계획을 세웠던 만큼 내부적으로는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 소공점, 롯데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 등 올 연말 사업권이 완료되는 서울 소재 면세점을 중심으로 유통 대기업 일부는 실사에 나서는 등 9월 예고된 입찰 전쟁을 앞두고 저울질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서울 소재 3개 면세점 매출만 연 3조원인 만큼 신규사업자에게 사업권이 돌아갈 경우 폭발적 성장이 예상돼 패자부활전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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