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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맞장] 민폐 혹은 효자…‘연기돌’ 섭외, 득일까 실일까?
입력 2015-07-16 14:51  | 수정 2015-07-17 16:53
숨 가쁘게 돌아가는 방송가 이슈 중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점에 대해 기자 두 명이 제대로 ‘맞장 뜹니다. 찬성과 반대의 논리들이 난무하는 이슈 전쟁터에서 어느 편에 서겠습니까. 이번 주 홍코너와 청코너 선수들이 벌이는 ‘맞장에 당신도 맞장구 한 번 쳐볼래요? <편집자주>


[MBN스타 손진아·이다원 기자]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만 같았어요.”

최근 이 단순한 대사 한 마디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바로 SBS 주말드라마 ‘심야식당 남태현의 어설픈 연기력 탓에 방송 직후 이 장면이 도마 위에 오른 것.

이처럼 연기하는 아이돌, 이른바 ‘연기돌의 연기력 논란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성유리가 최초 연기돌로 연기력 논란에 테이프를 끊은 뒤 MBC ‘여자를 울려 천둥,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크리스탈, 엘 등 여러 아이돌이 ‘발연기로 시청자 입에 오르내렸다.

반면 놀라운 연기력으로 작품에 힘을 싣는 ‘연기돌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작품성을 지켜내면서도 팬덤을 이용해 시청률 상승 효과까지 누리며 ‘연기돌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늘어나는 ‘연기돌 섭외, 과연 득일까 실일까?

[찬성] 책임감 있는 연기돌, 이런 효자도 없을 걸?”

현재 브라운관에는 ‘연기돌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활약이 거셉니다. 주연을 집어삼킬 만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안방극장을 누비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연기돌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는 연기돌은 JYJ 김재중 박유천,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박형식, 엠블랙 출신 이준, 에이핑크 정은지, 시크릿 한선화, 엑소 디오, 타이니지 도희, 비투비 육성재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무대를 넘어 연기에 도전, 안방극장을 파고들었고 다소 부정적으로 사로잡혀 있는 연기돌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 확실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최근 활약한 연기돌의 예로는 SBS ‘풍문으로 들었소의 이준과 KBS2 ‘너를 기억해의 도경수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준은 극 중 한인상으로 분해 우유부단하고 꼭두각시처럼 살아오다 서봄(고아성 분)을 만난 이후 조금씩 자아를 찾으며 성숙하게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30부작이라는 긴 호흡에도 그는 이질감 없이 극의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상대역인 고아성과 남다른 케미를 선보이며 시청률을 이끄는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죠.


도경수는 특별출연이라고 해서 만만히 봐선 안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준 연기돌입니다. 극 중 사이코패스 이준영 역을 맡은 도경수는 짧은 등장이었지만 묵직한 연기와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특히 선한 이미지 속에서 풍겨져 나오는 싸늘한 분위기와 섬뜩함으로 긴장감을 높이는데 일조했습니다.

무엇보다 드라마 해외 수출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연기돌의 역할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한류 중심에 서있는 연기돌이 하나의 작품에 출연할 경우, 자연스럽게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기 때문입니다. 국내 시장을 넘어 국외로 시장을 넓게 봐야할 필요가 있는 현시점에서 연기돌은 해외 판권 판매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한류 드라마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한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연기돌은 그들의 출연만으로도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습니다. 여기에 반전 있거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까지 받으면 방송사, 드라마, 연기돌 모두에게 윈윈 효과를 가져 오게 됩니다. 노래, 연기 책임감을 갖고 활약하고 있는 연기돌이 드라마 속 ‘진짜 효자가 아닐까 싶네요.

[반대] 낙하산 ‘연기돌, 오리지날 배우는 서럽다.”

물론 요즘 ‘연기돌 일부는 배우 못지않은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짜 가수 맞나 싶을 정도로 이마를 ‘탁치게 하는 아이돌도 있고요. 오랜 연습 기간을 통해 연기력을 갈고닦아온 결과겠죠.

그럼에도 볼수록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연기돌도 아직 존재합니다. 남태현은 ‘심야식당에서 어설픈 연기력으로 그동안 쌓아올린 멋진 이미지를 갉아먹었죠. 게다가 패러디물까지 만들어지며 희화화하기도 했고요. 또한 ‘여자를 울려에서 병약한 재벌가 자제로 나온 천둥은 부정확한 발음에 감정선을 제대로 잡지 못해 극 몰입에 방해된다는 비판도 받고 있죠.

‘연기돌의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연기력뿐만 있는 건 아니예요. 아이돌 소속사에서 단박에 주연 혹은 주연급 조연으로 작품에 꽂는 낙하산 캐스팅으로 제작 전부터 배우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게 하죠. 일례로 아이돌이 다수 출연해 화제가 됐던 A드라마 주인공인 ‘연기돌 B는 낙하산 캐스팅의 대표적인 케이스인데요, 성의 없는 연기력에 선배 배우들이 주의를 주니 난 연기에 원래 뜻이 없었다. 회사에서 시켜서 한 것”이라고 해 모두 혀를 내두르게 했다죠.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배우는 주인공이 되기 위해 날마다 연습하는 배우지망생들이 얼마나 화가 나겠느냐. 연기를 잘 해도 소속사 힘이 없다는 이유로 큰 열정도 없는 ‘연기돌에게 주연 자리를 빼앗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배우들을 더욱 지치게 하는 것”이라고 뾰족하게 말하기도 했고요.

이런 ‘연기돌을 기용하면 판권 판매나 제작비 유치에 있어선 분명 도움은 되겠죠. 그러나 문제는 캐스팅에 공을 들인 것에 비해 ‘연기돌의 ‘발연기로 작품에 구멍이 뚫릴 경우 아무리 잘 팔리고 해외에 수출돼도 오히려 국가적 망신 아닐까요? 지나치게 수익적인 것을 추구하다가 작품성을 놓치는 우를 범한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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