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2분기 실적시즌 스타트…3가지 관전포인트는
입력 2015-07-15 17:31 
15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어닝 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을 열었다. LG화학(17일) OCI(22일) LG상사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삼성엔지니어링 KT&G(이상 23일) 하나금융지주(24일) LG전자(29일) 삼성화재(31일) 등 주요 기업 성적표가 줄줄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실적 시즌의 첫째 관전 포인트는 과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2분기에 얼마나 반영될지다. 2분기보다는 3분기 수익성이 더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메르스가 6월 초부터 본격화한 만큼 지난 한 달간의 내수 침체와 외국인 관광객 감소도 간과하기 어려운 변수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어닝 시즌의 가장 큰 우려 요인은 메르스 영향이 추정치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나 신종플루 사례를 살펴보면 호텔·여행·항공·유통 등 업종은 발병 후 1~2분기 동안 실적에 타격을 입었고, 음식료나 화장품 업종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했다"고 분석했다.
수출 부진에 따른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어닝 쇼크' 여부도 주목할 대목이다. 쇼크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추정치를 밑도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연달아 공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도 48조원과 6조9000억원으로 추정치 50조원과 7조1444억원을 소폭 밑돌며 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성장동력 부재에 대한 불안을 키운 바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함께 코스피를 이끄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인방의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 판매 부진, 글로벌 수요 감소, 유로화·루블화 약세, 노사 갈등 등에 시달리면서 이익 하향세가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과 6월 현대·기아차의 월간 판매 대수가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다. 자동차 업종 전체로도 한 달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7.3% 떨어졌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0년 1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살펴봤을 때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된 기업일수록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할 확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지난 1개월간 업종별 증권사 실적 추정치 변화를 살펴보면 조선·운송과 전기전자(IT), 소비재 업종에서 하향세가 가장 뚜렷했다. 조선 업종 영업이익 추정치가 47.9% 급감했고, 가전(-25.4%) 디스플레이(-17.9%) 하드웨어(-12.4%) 등 IT 업종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메르스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운송, 화장품·의류, 호텔·레저 등이 1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대로 오히려 기대치가 높아진 업종에는 에너지, 유틸리티, 화학, 증권, 보험이 있다.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모두 실적이 20% 이상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는 기업이 바로 SK이노베이션, GS, S-Oil 등을 필두로 한 에너지 업종과 LG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화학 업종이다. 증권 업종도 위탁매매(Brokerage) 부문 등에서 호실적이 기대되는 가운데 15일 처음 발표된 KDB대우증권 2분기 영업이익이 15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 전 분기보다 7.8% 증가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마지막으로 코스닥 중소형주의 실적이 어떻게 종목별로 차별화되는지도 주목해볼 만하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IT·자동차 업종의 부진이 부품주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소형주 상승 랠리를 이끌었던 바이오·제약주의 경우도 현재 실적보다 미래 가치에 더 크게 좌우되긴 하지만, 적자를 기록하거나 예상보다 지나치게 저조하면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첫 어닝 시즌인 만큼 실적에 따라 주가 변동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나 중국 증시 충격 등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고 시장의 관심이 2분기 실적으로 쏠리고 있는 만큼 주가가 실적에 따라 크게 휘청일 수 있다"며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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