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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나운서] 최혜림, ‘유부나운서’의 정석…“일·가정 양립이 고민”
입력 2015-07-15 14:58  | 수정 2015-07-17 15:13
디자인=이주영
‘아나운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말 잘하는 사람, 혹은 아나테이너죠! 그러나 이들의 ‘진짜 사는 얘기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똑 부러진 이미지의 아나운서가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키워드로 보여드립니다. 이들의 얘기에 ‘아(AH)!하고 무릎 탁 칠 준비됐나요?<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결혼하고 아이 낳은 뒤 일이 더 잘 풀리는 것 같아요.”

차가워 보이는 얼굴에 웃음꽃이 피니 이보다도 친근할 수 없다. SBS 최혜림 아나운서에겐 ‘서울대 출신 여자 아나운서 수식어가 주는 도도한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유부나운서의 정석이라고 하니 신나게 박수치며 크게 웃었다.

절 차갑게 보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동안 딱딱한 프로그램을 해와서 그렇게 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거든요? 이런 딱딱한 이미지가 사실 고민이기도 했어요.”

최혜림 아나운서에겐 ‘결혼과 ‘육아는 자신의 일만큼이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일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정을 두고 그는 ‘회사에서 퇴근하면 집으로 출근하는 느낌이라며 바쁜 워킹맘으로서 삶을 털어놨다.



◇ 키워드 총평 : ‘줌마 파워가 넘치네요

키워드1. 유부녀, 그리고 아나운서

벌써 결혼한 지 5년차다. 9년 열애한 남자와 결혼한 뒤 두 아이의 엄마가 되니 마이크를 잡으면서도 예전과 다른 것들에 귀가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하기 전부터 뉴스를 오랫동안 진행해왔지만 결혼한 이후 와닿는 뉴스들이 더 많아졌어요. 어린이집 학대 사건이나 학교 폭력 등 미혼일 땐 머리로만 이해됐던 얘기들이 이젠 가슴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요즘은 맞벌이 부부 육아 뉴스에 많이 공감하게 되고요. 신입 땐 스스로 아나운서 이미지에 대한 벽이 있었다면 지금은 아줌마가 돼서 그런지 유연해졌죠.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키워드2. 육아독립군

4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그는 소위 ‘육아독립군이다. ‘육아독립군이란 맞벌이 부부 중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나홀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 그 역시 친정과 시댁 모두 아이를 맡기기가 여의치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요즘은 ‘육아독립군이란 말이 와 닿아요. 친정이나 시댁이 가까우면 아이를 맡기면 되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은 고충이 클 수밖에 없거든요. 특히 아나운서는 방송 스케줄이 들쭉날쭉해서 더 그렇고요. 또 육아 관련 사건사고가 많아 믿고 맏길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의문도 들죠. 저의 노하우요?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요. 아이들이 입고 먹는 것에 대한 걸 집으로 가는 길에 틈틈이 체크하죠. 마치 집으로 출근하는 것 같아요. 참 쉽지 않죠.”

사진=SBS


키워드3. 34살의 최대 고민

올해로 34살, 두 아이를 출산하고 정신없이 살다가 다시 방송가로 돌아왔다. 아나운서로서 스케줄과 아내, 혹은 엄마로서 스케줄이 끊임없이 늘어선 일상이 시작됐다고.

제 직업에 대해선 갈수록 더 만족하는 편이예요. 고민이 있다면 역시나 일과 가정의 양립이죠. 정답이 없어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잖아요? 집으로 출근한다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지만 이 과정을 즐겨야 할 것 같아요.”

키워드4. 아찔한 방송사고

‘최혜림이란 단어를 치면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뜬다. ‘女 아나운서, 생방송 중 대놓고 대본 읽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아찔한 방송사고에 대해 물으니 깔깔거리고 웃었다.

그때 아마 제가 대타로 들어갔을 때일 거예요. 주말 뉴스만 맡다가 평일 앵커 대타로 방송했는데 카메라 사인이 안 맞았던 거예요. 절 찍는 줄 모르고 대본을 읽었죠. 하하. 하지만 괜찮아요. 신입 땐 출연진 얼굴을 구분 못해서 실수하기도 했는걸요.”

사진=SBS


키워드5. 서울대 의류학과, 그리고 김태희

그는 서울대 의류학과 출신으로 한때 디자이너를 꿈꿨다. 당시 청춘스타로 급부상한 김태희와도 동문으로 학교를 같이 다녔다고.

제가 02학번이고 김태희 선배가 99학번이예요. 박은경 아나운서도 저희 동문인데 항상 ‘나랑 너 사이에 김태희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죠. 근데 함정이 있다면 김태희 선배와 친하지 않다는 것? 하하. 졸업 당시 전공 수업 같이 들었던 것 정도가 생각나요. 굉장히 김태희 선배가 굉장히 수수하게 다녔는데 다들 관심이 쏟아졌죠.”

김태희라는 이슈 말고도 그에게 서울대 의류학과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3학년 때 패션쇼를 열어 참여했지만 디자이너가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걸 혹독하게 느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패션쇼 연출을 담당했는데 제 의상까지 준비해야하니 정말 바빴어요. 옷 만드는 시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데 손까지 다쳐서 진짜 서럽더라고요. 그때 ‘아, 내 적성이 아니구나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탐색해보다가 아나운서를 지원했죠. 지금 만족도요? 굉장히 잘한 것 같아요.”

키워드6. 연애 9년만의 결혼

복학생과 9년 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2011년 동문과 결혼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창 잘나가는 여자 아나운서로서 결혼은 크나큰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득이 됐다고 행복해하는 그다.
신입 시절 생각하면 결혼하면서 제가 정말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안정되니까 방송도 편해지고요. 점수로 매긴다면 예전엔 10점 만점에 5점인 반면, 지금은 8.5점 정도?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가는 과도기에서 아나운서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힘들었는데, 이젠 마음을 편히 가지니까 사람들이 알아서 다가오고 절 알아봐주더라고요. 지금의 제 무기요? 아마 여유 아닐까요?”

[최혜림은 누구?] 1982년생인 최혜림 아나운서는 서울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했고, 2007년 SBS 14시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가에 발을 들였다. 똑 부러지는 말솜씨와 단아한 이미지로 SBS ‘8뉴스 ‘모닝와이드 등을 진행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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