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뮤지컬 ‘신과함께’ 적어도 49제는 치러야 하는 거 아네요?
입력 2015-07-15 13:34  | 수정 2015-07-20 11:50
[MBN스타 금빛나 기자] 신과 함께 뮤지컬 티켓 구하기가 힘든 듯. 12일만 하는 게 아쉽네요. ‘신과 함께스럽게 49일 동안 하면 좋을 텐데” (7월5일 주호민 작가 SNS)

뮤지컬 ‘신과 함께가 지난 12일 공연을 끝으로 12일간의 짧고도 숨 가쁜 공연 일정을 마쳤다. ‘킬링넘버가 없다는 2%의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신과 함께의 가장 큰 단점은 공연기간이라고 꼽힐 정도로, 잘 만들어진 창작뮤지컬의 너무나도 짧은 나들이는 뮤지컬 팬들의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뮤지컬 ‘신과 함께는 총 3부로 나눠진 웹툰 ‘신과 함께 중에서 ‘저승편을 근간으로 한다. ‘저승편은 죽어서 저승에 간 김자홍이 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저승 재판을 받는 여정과, 한을 풀지 못해 이승을 떠돌고 있는 원귀(유성연)를 무사히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 강림과 덕춘, 해원맥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뮤지컬 제작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기대와 함께 우려를 샀던 것이 바로 ‘신과 함께였다. 원작이 품고 있는 세계관과 만화적 상상력을 무대 위에 구현시키기에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기술의 제약이 분명하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뮤지컬 제작에 앞서 영화와 드라마의 판권이 먼저 팔린 ‘신과 함께였다. 무대보다도 웹툰의 세상을 표현하기에 제약이 적은 영화와 드라마였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신과 함께의 영상화가 이뤄지지 못했던 만큼, 뮤지컬에 대한 걱정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었다.

걱정과는 달리 ‘신과 함께의 뮤지컬 제작은 성공적이었다. 원작에 따라 김자홍과 진기한의 이야기와 유성연의 억울한 죽음과 저승차사의 이야기라는 두 개의 큰 줄기로 진행되는 뮤지컬 ‘신과 함께는 다양한 넘버와 화려한 군무로 방대한 스토리를 압축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뮤지컬 무대에 최적화 돼 완성된 ‘신과 함께의 대본은 각자의 방식으로 원작과의 싱크로율(어떤 요소와 요소가 합쳐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완성도를 뜻함)을 이룬 배우들과의 연기를 통해 더욱 빛을 발했다. 서울예술단의 삼총사 박영수, 조풍래, 김도빈의 남다른 케미 뿐 아니라 객원으로 합류한 김다현, 송용진, 정동화 등의 활약은, 뮤지컬에서만 표현될 수 있는 매력을 극대화 시키며 보는 맛을 더한 것이다. 배우들의 활약은 저승의 변호사 진기한을 서로 다른 느낌으로 표현한 김다현과 박영수만 놓고 보더라도 흥미롭다. 앞선 작품에서 부드러운 꽃미남의 정석을 보여주었던 김다현은 이번 ‘신과 함께를 통해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를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데 성공했고, 원작 웹툰의 주호민 작가가 꼽은 ‘싱크로율 1위 박영수는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완성도를 자랑하며 관객들을 끌어당겼다.

‘신과 함께에서 가장 자랑한 수준급 무대 연출은 관극을 관객의 열의 아홉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윤회사상을 형상화한 지름 17m의 거대한 환형무대는 저승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분했으며, 무대 안쪽 LED 바닥은 7개의 지옥 및 극중 저승차사들의 화려한 장풍을 시각화 하면서 판타지적인 효과를 이끌어 냈다. 이 같은 LED바닥에 더해진 화려한 조명은 시각효과를 배가시키며 드라마적인 요소를 한층 강화시켰다.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신과 함께지만, 제작사인 서울예술단이 국립단체인 만큼 2주일 이상의 장기공연으로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예술단의 한 관계자는 장기공연을 하는 것이 저희의 꿈이기는 한데 서울예술단이 국립단체다보니 어려움이 있다. 조만간 협력 작업을 통해서 열심히 만든 작품들을 한 달 이상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국립단체 특성상 공연기간이 짧은 것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연기간이 짧은 것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할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공연에 대한 호평이 많은 ‘신과 함께인 만큼,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다른 공연들보다도 재공연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재공연을 올리는 있어 공연기간과 함께 ‘신과 함께가 다듬어야 할 점이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바로 ‘킬링 넘버 만들기다. ‘신과 함께의 러닝타임은 무려 170분 달한다. 배우들의 코믹연기와 마음을 울리는 스토리는 성공적이었으나, 뮤지컬로 귀에 꽂히는 넘버가 ‘저승행 열차 외에는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은 큰 아쉬움 중 하나였다. 여기에 아무리 가무극이라고 할지라도 다소 길게 펼쳐지는 무용은 조금 줄일 필요는 있어 보였다. 100분이라는 러닝타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신과 함께에 필요한 것은 디테일 다듬기와 빈자리 임팩트를 입혀 속도감을 더하는 것이다.

언제가 다시 돌아올 ‘신과 함께 한 번 부풀어 오른 재연에 대한 기대는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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