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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시사만화②] SNS로 간 시사만화, 깊어진 스킨십
입력 2015-07-15 13:33 
디자인=이주영
[MBN스타 이다원 기자] ‘착한 바보들아, 항상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했던 착한 아이들아(조남준의 발그림 일부 발췌)

한때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서는 세월호 사고 관련해 한 컷짜리 시사만화들이 여럿 화제가 됐다. 사고에 희생된 아이를 1993년 페리호 희생자, 1970년 남영호 희생자가 껴안고 ‘여기가 어디라고 너희들이 왜 와?라는 자막과 함께 오열하는 작품이나, 망망대해에 ‘착한 바보들아로 시작하는 글귀의 작품은 보는 이를 울컥하게 할 만큼 강한 호소력으로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이처럼 시사만화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침몰사고라는 국가적 비보 속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표출하는 주요 매개체로 떠올랐다. 어이없는 대응으로 꽃 같은 목숨이 수장되자 국민들은 인터넷 댓글로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 SNS를 이용하여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고, 이런 외침들이 시사만화를 만나면서 더욱 증폭됐다. SNS로 간 시사만화의 스킨십이 한층 더 깊어졌음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시사만화는 최근 온라인 환경이 급변하고 종이신문의 존재감이 작아지면서 SNS나 인터넷상으로 적을 옮기는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 젊은 작가들이 웹툰에 시사를 얹는 시사웹툰을 게재하기 시작했고, SNS나 스마트폰으로 시사만화를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접근성도 높였다.

이런 변화는 사회 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한다는 시사만화의 진보적 성격과 SNS 주 사용자인 젊은 층의 기호가 맞물리며 일어났다. 또한 시사만화 내용이 정권을 비판하는 것에서 청년문제, 입시문제, 사건사고 등 생활밀착형 이슈로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더 많은 독자를 아울러야 했기에 불특정다수가 모인 PC 온라인, 모바일 인터넷, SNS 등이 제격이었다.

사진=전국시사만화협회 제공 (기사와 관련없음)


시사만화의 이런 변화는 세월호 사고라는 큰 사건을 만나면서 더욱 큰 폭발력을 보여줬다. 이후 세월호 사태,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사태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이어지며 SNS 시사만화를 통한 일침들은 홍수처럼 쏟아졌다. 이른바 SNS 시사만화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에 대해 전국시사만화협회 천명기 회장은 예전엔 신문이나 특정 시사잡지에서만 한정돼 시사만화가 공개됐다면 지금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정보전달매체가 확장되면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됐다”며 작가들이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반길만한 일이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다만 형식과 내용 면에서 어떻게 어필하느냐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더 커진 건 사실”이라며 삶의 패러다임 속 상하계급간 부조리한 갈등이 계속되는 한 이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시사만화는 사회에서 늘 그 위상으로 존재할 거로 확신한다. 작가시각이나 주제의식만 옅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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