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엘리자벳’으로 뮤지컬에 도전한 세븐…자신의 색을 찾아라
입력 2015-07-15 09:57 
[MBN스타 금빛나 기자] 가수 세븐이 뮤지컬 ‘엘리자벳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2막을 열었다. 안정적인 가창력과 여전한 기량의 퍼포먼스, 그리고 연기력까지 ‘뮤지컬 배우로서 보여준 가능성은 합격점에 가까웠다. 단지 ‘세븐만의 색과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만 빼고 말이다.

현재 세븐은 ‘엘리자벳 무대에 올라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중 세븐이 맡은 역할은 사랑하는 엘리자벳의 곁을 맴돌며 그가 약해질 때마다 유혹하는 죽음(토드)다. 앞서 김준수와 류정한, 박효진 등 쟁쟁한 뮤지컬 스타들이 다녀간 자리이기도 하다. ‘엘리자벳 속 죽음은 죽음을 의인화 시킨 역할로, 대부분 이 역을 연기했던 많은 배우들은 치명적이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드러내 왔다. 좋게 표현되면 나쁜 남자, 나쁘게 말하면 집착이 심한 저승사자로도 여겨질 수 있는 만큼, 모호함이 공존하는 쉽지 않은 역이기도 하다.


데뷔 후 12년 동안 사용했던 예명 세븐 대신 본명인 최동욱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지난달 14일 첫 공연을 올린 이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긴장과 의욕, 설렘과 흥분을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세븐이 펼치는 뮤지컬 무대는 나쁘지 않다. 익숙한 가요무대가 아닌 뮤지컬, 그것도 1700석이 넘는 대극장에 올랐음에도 가수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던 세븐의 가창력은 기대 이상이었고, 몸놀림 또한 날렵했다.

다만 문제는 딱 거기까지였다는 것이다.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아무리 같은 작품에 같은 역할을 할지라도 배우라는 요소에 따라 그날 공연의 색과 매력이 달라져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배우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기도 하다.


세븐이 표현하고 있는 죽음을 보다보면 앞서 죽음을 선보였던 배우들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그로 인해 쉽지 않은 넘버로 여겨지는 ‘마지막 춤 ‘그림자는 길어지고 등은 무난했지만, 세븐이라는 배우만의 색이 없다보니 연기가 다소 밋밋하게 느껴졌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서는 만큼 설레고 기대된다. 역대 가장 역동적인 죽음 캐릭터를 보여주겠다”는 포부처럼 이제 막 발걸음을 시작한 세븐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 부족한 뒷맛이 아쉬운 것은 가수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와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븐은 ‘엘리자벳을 통해 가수 뿐 아니라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나쁘지 않은 출발을 한 만큼 충분히 좋은 작품과 기회가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좋다가 아닌 ‘나쁘지 않다는 말을 듣고 있는 한 언젠가는 한계가 다가 올 수밖에 없다. 지금의 세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자 넘어야 할 과제는 바로 자신만의 색을 찾아 채우는 것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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