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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전을 소모전 만든 레일리 불펜 기용
입력 2015-07-15 06:02  | 수정 2015-07-15 08:49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청주) 안준철 기자] 총력전이 아니라 불필요한 소모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총력전을 펼쳐 6할 승률로 승패 마진을 줄이겠다는 롯데의 계획도 물거품이 될 것 같다.
롯데는 14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4연패로 시즌 전적 37승 46패가 됐고, 9위로 추락했다. 이날 승리한 LG 트윈스(39승 47패)와 자리를 맞바꿨다. 1982년 창단 이후 첫 9위다.
이날 경기 전에 보였던 비장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롯데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통해 반등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브룩스 레일리까지 불펜 등판을 자원했다”고 밝힐 정도였다. 이날 선발로 나서는 송승준이 안 좋을 경우 레일리가 곧바로 던진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 감독은 레일리가 1이닝 정도만 던진다면 3연전 중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나간다. 선수도 선발로 던지고 싶어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결국 이날 롯데는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0-0으로 팽팽하던 5회말 1사 2,3루 상황에서 선발투수 송승준을 내리고 심수창을 투입했다. 위기 상황이었고, 7안타를 맞아 다소 불안하긴 했으나 투구수는 82개로 송승준의 한계투구수는 아니었다. 더구나 지난 2경기에서 15이닝 동안 한 점만 내준 송승준의 좋은 흐름을 감안하면 너무나도 이른 교체였다. 더구나 플러스 1처럼 기용할 것처럼 내비친 레일리도 아닌 심수창이었다. 결과적으로 심수창이 정근우의 희생플라이와 한상훈의 적시타로 승계주자 2명을 홈에 들여보냈다. 0-2로 끌려갔다. 투수 교체의 명백한 실수였다.
이후 3-2로 역전한 상황에서 심수창이 동점을 허용했다. 7회말 2사 2루, 1루가 빈 상황에서 김태균과 정면승부를 하다 적시타를 맞은 건 아쉬웠다. 볼카운트 3B 2S에서 8구째 140km 패스트볼을 공략당한 것. 김태균이 볼넷으로 나갔다면 다음 타자는 한상훈이었다. 더구나 동점을 허용한 뒤 심수창을 내리고 레일리를 투입했다. 레일리는 한상훈을 공4개로 삼진처리했다. 이종운 감독이 경기 전 레일리를 1이닝 정도 써도 선발로 쓰는 데 무리없다고 했기 때문에 8회에도 레일리의 등판이 예상됐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강영식이었다.
레일리를 일종의 원포인트 릴리프로 쓴 것이다. 레일리가 지난 7일 등판했기 때문에 1주일 동안 출전하지 않더라고 하더라도 경기 감각에는 아무 문제 없는 상황이기에 레일리의 이날 기용은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단순히 한타자를 상대하게 하려면 그 타자가 좌타자라면 강영식이 먼저 나와도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강영식 이후 김성배와 이성민까지 등판하며 롯데는 이날 6명의 투수가 출석체크했다. 물론 결과는 뼈아픈 끝내기 패배. 이종운 감독은 경기 후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내일 경기 대비 잘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총력전이 단순히 투수를 많이 쓴다는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봄직한 과제로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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