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메르스 넘은 여행·항공·레저株
입력 2015-07-14 17:14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가 서서히 잦아들면서 여행·항공·레저 등 관련주 주가가 메르스 발병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왔던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여행·항공·레저 등 피해 업종에 속한 주요 종목 주가가 원상복귀에 성공했다. 14일 종가 기준으로 여행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주가는 제자리를 찾았다. 하나투어는 13만7500원에서 저점까지 19.6% 곤두박질쳤다가 현재 16만원으로 44.8% 급등했으며, 모두투어 역시 3만8050원에서 21.3% 추락한 뒤 24.5% 반등해 3만7300원을 기록했다.
항공주도 마찬가지로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16.9% 하락했다가 23.3% 뛰었고, 대한항공도 15.2% 하락한 뒤 13.4% 상승했다. 제주항공을 보유한 AK홀딩스는 주가가 15.9% 미끄러진 직후 20.7% 오르면서 회복세가 완연하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부터 여행·레저 수요가 점진적으로 되살아나고,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예약 문의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메르스 종식이 곧 선언될 것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까지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레저 업종의 호텔신라·롯데관광개발·강원랜드부터 시작해 의류 업종의 LF·한세실업·신세계인터내셔널 등에 이르기까지 메르스로 줄줄이 하락했던 종목들이 그 충격을 이겨내고 반등했다.

다만 아직 2·3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주가 회복이 과도한 하락에 따른 반작용일 뿐, 기업 펀더멘털(내재가치)이 개선되지는 않았다는 것.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도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지난달 초 본격화한 사태의 여파가 2·3분기 실적에 반영될 수 있어 위험이 잠재돼 있다"면서 "여름 성수기를 놓치는 데 따른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메르스가 진화 단계인 것은 맞지만, 한국을 떠난 유커가 돌아오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면세점 선정 등 개별 이슈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에서 메르스 충격이 진정되는지는 '유커 특수'가 가장 뚜렷한 화장품주의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2분기 화장품주 실적 컨센서스가 일제히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매출액과 이익이 얼마나 선방할지가 관건이다.
화장품주 중에서는 국내외 화장품 업체에 원재료를 공급하는 OEM(주문자 상표부착) 업체들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장주 주가가 맥을 못 추는 동안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주가는 메르스 발병 전보다 오히려 21.1%, 5.5% 올랐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