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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삼성, 외국계 주주 마음 돌리나
입력 2015-07-14 09:53 

[본 기사는 7월 10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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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전면전을 치르는 삼성측이 외국계 주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과 관련(6월11일 주주명부 폐쇄기준) 엘리엇(7.12%)을 포함한 외국인 주주들의 지분율은 33.53%이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운용사 APG의 박유경 아시아 기업지배구조 담당이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미래전략실의 고위 임원들을 면담했다. 이 자리는 박 이사측이 삼성측에 면담을 요청해서 이뤄졌으며 최근 삼성그룹이 밝힌 주주친화책 등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남과 관련해 정통한 한 산업계 관계자는 박 이사와 삼성측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주로 삼성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양측이 모두 만족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APG의 경우 통상 주주가치와 관련해 기업이 주요 의사결정을 할 경우 이같은 면담을 통해 이를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PG측은 지난달말 삼성측이 주주권익위원회 설치 등의 주주친화정책을 내놓은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그룹측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과 관련해 반삼성진영으로 여겨지는 외국계 주요 주주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는지가 관심거리이다. 삼성물산의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11.21%)이 이번 합병 성사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외국인 주주들의 지분율이 33%에 달해 이들중 상당수가 결집한다면 합병안을 부결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관련 일전을 벌였던 SK그룹의 경우처럼 삼성측이 그룹의 총력을 동원해 외국계 주요 주주의 마음을 돌려놓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SK그룹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기관인 ISS가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소버린측의 입장을 찬성하는 등 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7%대의 지분을 가진 한 외국계 주주를 설득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승기를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SK측이 해당 외국계 주주의 마음을 잡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당근을 제공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SK측의 지분율이 낮은 상황에서도 위임장 대결에서 SK가 승리한 결정적 이유”라고 말했다.
2003년 4월 지분 14.99% 공개사실을 밝힌 소버린은 2004년 주주총회 의결권에서 42.6%, 2005년 주총에서 38.2%을 확보했다. 당시 외국인 지분율은 36.8% 가량이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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