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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의료정보 프로그램, 무엇이 문제인가 (종합)
입력 2015-07-13 18:35 
사진=KBS 방송 캡처
[MBN스타 이다원 기자] 최근 의료정보프로그램이 왜곡된 정보 전달과 무분별한 광고로 일그러짐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료정보를 다룬 방송들은 더욱 자극적인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후 선을 넘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가 하면 병원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일그러진 의료정보 프로그램의 문제는 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 것일까.

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는 ‘방송의 건강·의료 정보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란 주제 아래 고려대 심재철 미디어학부 교수 사회로 진행됐다. MBN 류호길 상무, 대한한의사협회 박완수 수석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신현영 홍보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양귀미 종합편성채널팀장, 한국여성민우회 윤정주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성균관대 지성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 YWCA 최은주 소비자환경팀 부장, 선문대 황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등 8인이 참석해 의제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내놨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재하 선임연구위원은 의료정보 프로그램이 공공성을 무색하게 할 만큼 우려스러운 문제를 안고 있다며 국내 관련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전문성, 공공성, 오락성 등을 따져 심층 분석했다.



또한 2015년 상반기 심의 현황을 공개하며 지난해 13건에 불과했던 건강의료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사례가 올해 5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들 대부분은 실질적인 의료행위(유사 의료행위 포함)와 관련된 내용을 소재로 선택해 이와 연계된 광고 효과제한 규정을 위반했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특정인 체험 사례를 일반화시키는 방법으로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다룬 점, 방송에 출연하는 전문 패널의 실질적인 원격 진찰, 청소년보호시청시간대에 어린이나 청소년 시청에 적합하지 않은 성인들의 건강 고민 상담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등을 문제로 안고 있었다.

정재하 위원은 이들 방송의 문제점을 살피기 위해 ‘목적의 공익성 ‘내용의 정확성 ‘영향의 공평성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준에 맞춰 합산된 프로그램별 점수를 공개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사 사전 자체 심의 강화, 외부전문가 그룹과 협력 체계 구축, 장르에 따른 ‘의료행위 관련 건강 정보 범위 설정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이에 대한 토론자 대부분은 의료정보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동의하면서도 저마다 다른 개선점을 내놨다.

박완수 수석부회장은 프로그램들이 일반적으로 협찬이 안되니 간접적인 차원에서 불법 협찬 유혹에 노출돼 있다.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KBS 같은 공공방송이 의료 방송에 대해 정확한 사실로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정주 소장은 이런 방송을 이용한 병원들의 간접 홍보와 허위과장광고를 문제로 진단하며 이들을 관장하는 관리감독과 출연진 검증이 중요하다”고 의사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지성우 교수 역시 의사 스스로의 자정작용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권을 예로 들며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발언에 신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만큼 의사협회에서 자정작용을 이뤄 근본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의사협회 대변인으로 나온 신현영 홍보이사는 이런 방송들이 건강 정포 전달에 있어서 긍정적인 구실을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의사들에게 방송출연 가이드라인을 내렸다”며 대한의사협회도 국민들에게 올바른 의료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황근 교수는 종편방송에 의학정보프로그램이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설명하며 자체적인 예방 시스템을 갖추라고 제안했다. 그는 종편 주 시청층이 50대 이상이다. 건강정보 프로그램은 저가 제작비로 효율을 높이 뽑을 수 있고 출연하려고 대기하는 의사들도 어마어마한 콘텐츠”라며 건강 정보를 보는 시청자들은 몸이 약한 이들이 다수라 방어기재가 작동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의존한다. 그만큼 영향력이 커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류호길 상무는 토론자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도 심의 기준을 명확히 했고,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전 프로그램에선 특용작물이나 약초의 효능을 알렸다면, 요즘은 쌀, 보리 등 일반적인 농수산물의 영양성분, 요리법 등을 전달하고 있다. 건강 정보에 대한 출처와 신뢰성을 꼼꼼히 보고 있으며, 고지 자막은 물론 의료 정보상 반론도 충실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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