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대호와 선글라스에 숨겨진 ‘타격 천재의 비결’
입력 2015-07-13 06:01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내야수 이대호는 타격을 할 때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뭘까.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지바)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선수들의 필수품 중 하나는 선글라스다. 낮 경기에서 태양을 피하는 법.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의 라커룸 앞에는 자주 선수들의 구매를 위한 선글라스 가판대가 펼쳐지곤 한다.
그런데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을 보기 쉽지 않다. 경기 중 타석에 들어설 때는 물론 경기를 앞둔 타격 훈련 때도 선글라스는 착용하지 않는다.
대신 수비를 할 때는 이대호도 다른 선수들과 다르지 않다. 타격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에서 장비를 바꿔 착용할 때 선글라스도 함께 한다. 경기 중에도 1루수로 나설 땐 선글라스가 필수품이다.
12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만난 이대호는 사실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써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난 타격을 할 때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다. 수비를 할 땐 선글라스를 쓴다”고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선글라스 하나에 숨겨진 비밀은 있었다.
타격의 정확성을 위한 세심함 때문이다. 이대호는 낮 경기를 많이 하지 않아서 선글라스를 잘 쓰지 않은 것도 있지만, 사실 불편함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선글라스를 쓰면 미세한 차이가 있다. 선글라스를 통해 보는 볼과 내 눈으로 보는 볼은 다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눈을 보호하긴 해야 하는데…”라며 걱정을 하면서도 타격의 정확성을 위해 태양과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고 있다.

이대호의 선글라스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넉넉한 체구에 여유 넘치는 표정은 이대호를 겉으로만 판단한 편견이다. 타격 천재는 노력과 땀 없이 이뤄지지 않는다. 천부적인 감각과 손목 힘은 타고날 수 있지만 후천적 노력이 지금의 이대호를 만들었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이후 꾸준히 자신을 채찍질하며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잘 하지 않던 웨이트 트레이닝의 강도를 해가 바뀔 때마다 높이며 잔근육과 밸런스 강화를 위한 땀을 흘리고 있다. 다이어트 오해를 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대호는 스스로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한 자기관리의 노하우를 새로 쌓으며 늘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선글라스 하나에서도 엿볼 수 있는 이대호의 사소한 노력조차 ‘위대한 빅보이를 만든 조건 중 하나다.
12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지바롯데 마린스의 경기전 소프트뱅크 이대호가 몸을 풀고 있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