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본펀드 올 수익14%…해외펀드중 최고
입력 2015-07-13 04:02 
일본 펀드가 연초 이후 해외 펀드 수익률 선두에 올라섰다. 일본 증시의 중심인 대형 수출주가 엔화 약세에 힘입어 꾸준히 강세를 보인 데다 중국 상하이 증시 급락과 그리스 우려로 잘나가던 중국과 유럽 펀드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변동성 장세의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42개 일본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4.43%로 단일 지역·국가별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수익률 30%를 웃돌았던 중국 본토 펀드는 상하이 증시 폭락 여파를 그대로 반영하며 4.89%까지 떨어졌으며, 홍콩H주는 -3.14%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유럽펀드 역시 양적완화 모멘텀이 사그라들고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본격화한 지난 3개월간 -6%를 기록한 탓에 올해 수익률이 10% 밑으로 떨어졌다.
일본 펀드는 연초 이후는 물론 지난 3년간 꾸준한 성과를 보여왔다. 상반기 해외 펀드 시장을 주름잡던 중국과 유럽에 비해서도 성과가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실제로 두 지역 펀드가 본격적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달 1일 기준으로도 일본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9%로 유럽(18.5%)이나 H주(20.52%)와 차이가 없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26.47%로 중국 본토(59.04%) 다음으로 우수하며, 3년 수익률은 92.5%로 2위인 북미 펀드(69.5%) 대비 20% 이상 높다.
개별 펀드 수익률에서도 일본 펀드의 안정성이 돋보인다. 설정된 지 6개월 이상 된 일본 펀드 가운데 3개 펀드를 제외하면 올해 수익률이 모두 두 자릿수를 넘어선다. 올해 일본 펀드 유입 자금 중 절반 이상을 끌어모은 '플랭클린재팬(1783억원)'과 'KB스타재팬인덱스(1076억원)'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7.41%와 13.63%다. 지난달 15일 출시된 '삼성일본중소형포커스'에는 815억원이 들어왔다.
이처럼 지속적인 일본 펀드의 성과는 일본 증시의 고공 행진에서 비롯된다. 정부가 양적완화(QE) 정책을 고수하면서 일본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기술력 중심의 대형 수출주들이 엔저 수혜를 입고 살아나기 시작한 것.
이런 영향에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지수(10일 종가 기준)는 1만9779로 연초(1만7450) 대비 15%, 3년 전(8857) 대비 100%를 웃돌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18년6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2만860선)하기도 했다.
일본 펀드의 선전에 펀드 투자자 수요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 2500억원에 불과했던 일본 펀드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5200억원이 증가했으며, 최근 한 달 새 2509억원이 순유입되며 중국 본토(2686억원)와 비슷한 규모로 자금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일본 펀드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처럼 통화정책을 제대로 시행할 수 없는 지역과 비교했을 때 일본은 추가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QE를 지속할 수 있어 증시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며 "9월로 예정된 미국 금리 인상으로 위험자산인 신흥국에서 유출되는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이나 유럽으로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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