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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홈런 오심’ 그 후…이대호 “역사 속에 묻겠다”
입력 2015-07-12 08:38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대호가 돌이킬 수 없는 파울 홈런 오심에 대한 억울함을 애써 털어냈다. 하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영원히 씁쓸한 기억으로 두고두고 남을 일이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지바) 서민교 기자]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33)는 아직도 ‘그 날을 잊지 못한다. 자신의 야구인생에 있어서 처음 있었던 일이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최악의 사건이었다.
지난달 23일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희대의 사건이 있었다. 명백한 홈런이 파울로 둔갑한 사건이다. 홈런을 도둑 맞은 피해자는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였다.
당시 이대호는 일본 사이타마현 오미야고엔 구장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로 기록됐다. 3회 세이부 선발투수 마키타 가즈히사를 상대로 좌측 펜스를 넘어 폴대 안으로 넘어간 대형 타구를 날렸으나 3루심은 파울을 선언했다.
그 순간 홈런을 직감했던 이대호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고, 구도 기미야스 소프트뱅크 감독과 코치진이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세이부 제2의 구장인 현장에는 비디오 판독 기계가 없었기 때문에 비디오 판정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이대호는 일본 언론을 통해 100% 홈런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후 이대호는 정확히 18일 만인 지난 7일 라쿠텐전에서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시즌 18호 아치를 그리며 억울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털어냈다.
파울 홈런 오심 이후 홈런으로 상처를 씻어내고 시간이 좀 흘렀다. 하지만 이대호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짙은 아쉬움이 배어있었다.
이대호는 지난 11일 지바 QVC 마린필드에서 당시 오심을 떠올렸다. 이대호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이어 야구를 하면서 그런 해프닝은 처음이었다. 마음에 두고두고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억울함은 아직도 남아있는 듯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애써 웃으며 억울함을 털어냈다. 이대호는 아쉬워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이미 다 지난 일이다. 그렇게 역사 속에 묻히는 것이다. 나도 묻겠다”라면서 벌써 다 잊었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대호는 올 시즌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3할(타율)-30(홈런)-100(타점)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타율 3할2푼5리 18홈런 57타점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페이스를 이어갈 경우 충분히 달성 가능한 대기록이다. 오심으로 잃어버린 홈런 하나의 소중함이 더 아쉽게만 느껴진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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