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의 의결권위임장 확보 총력전…임원·부장·차장 다 나섰다
입력 2015-07-10 14:44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조모 씨(55)는 평소 거래하던 A증권 B지점의 김모 차장으로부터 10일 오전 전화를 받았다.
김 차장은 고객님이 삼성물산 주식 2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삼성물산 직원이 이달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꼭 찾아뵙고 싶어하는데 가능하면 만나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다. 조 씨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김 차장의 간곡한 권유라서 승낙했다. 전화를 끊고 채 2시간이 지나지 않아 삼성물산 직원이 찾아와서 의결권 행사 대행 위임장을 작성해달라고 머리를 숙였고 조 씨는 고민끝에 써줬다.
삼성물산은 엘리엇과의 초기 공방전 때만 해도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주력해왔는데 주총이 17일로 다가옴에 따라 지난주부터는 소액주주들에 대한 조직적인 일대일 권유전을 펼치고 있다.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우편물은 지난달 30일 이미 발송했다.
의결권 위임장을 권유하는 일은 삼성물산 내 건설부문과 상사부문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계약직을 포함 8000명이 넘는 삼성물산 임직원중 상당수가 주주명부상에 나타난 소액주주의 주소지를 방문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거주하는 한 삼성물산 소액 주주는 처음에는 임원급이 찾아왔으나 합병비율 등의 이유를 들어 거절하자 그 다음에는 부장이 찾아왔다”면서 오죽 다급했으면 이처럼 처절하게 매달릴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합병 찬성 위임장을 써줬다”고 털어놨다.

삼성물산에게 있어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당면 최대 과제인 만큼 이처럼 회사 전체가 총력전으로 나선 것이다. 보유 주식수가 많은 소액주주의 경우 임원급이 방문하기도 하며 삼성물산을 퇴직한 임직원들 중 상당수도 주변 지인들에게 위임장을 권유하고 있다. 주총에서 확실하게 합병 결정을 얻으려면 24.4%의 지분를 보유한 10만여 명의 소액주주들이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측 관계자는 주총 전날까지는 의결권을 권유해도 되는 기간인 만큼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무리하게 강요하지 않고 위임장을 권유하는 활동인 만큼 소액주주들을 설득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노력은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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