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백기’ 치프라스…연금대폭 삭감 新긴축안 꺼냈다
입력 2015-07-10 13:46 

‘유로화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냐 갈림길에 선 그리스의 운명을 가를 새긴축안이 공개됐다.
부가가치세(VAT) 인상과 연금삭감을 통해 GDP대비 2% 예산을 절감하고 저소득 연금수급자들에게 지급되는 중복성격의 보조금도 대폭 폐지키로 했다. 당초 채권단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한 사실상 ‘백기투항이나 다름없다.
채권단 역시 현실적 긴축안에 대해 현실적 채무조정안으로 응할 것”이라며 채무탕감을 시사해 수개월간 끌어온 그리스 사태에 청신호가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프로토테마 등 그리스 현지매체에 따르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국제 채권단 그룹에 이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세부안을 제출했으며 10일 그리스 의회에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총 13쪽짜리 구조조정안에서 그리스는 이달부터 복잡한 부가가치세(VAT·판매세) 체계를 간소화하고, 세금을 올려 세수를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식당에 물리는 부가세 최고세율을 25%로 끌어올리고, 일부 도서지역을 제외한 지역의 부가세 할인도 서서히 줄여갈 방침이다. 법인세율도 26%에서 28%로 올리기로 했다.
연금제도도 대폭 양보키로 했다. 채권단 핵심지적사항이었던 저소득 연금수급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서서히 없앤다는 방침이 포함됐다. 내년 3월부터 시작해 2019년말에는 보조금 지급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이로 인한 내년 연금 지출 절약분이 GDP의 1%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개발하는 피래우스항, 헬리니콘공항 등 각종 인프라와 부동산은 오는 10월말까지 매각계획을 수립한 후 입찰을 통해 민간에 매각한다. 이같은 조치들을 통해 그리스 정부는 2년간 130억 유로의 재정수지 개선을 목표로 했다.
채권단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이 긴축안은 10일 오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채권자들로부터 현실성을 평가받은 후 11일 유로그룹에 제출된다. EU정상들은 12일 오후 6시경(한국시간 13일 오전1시) 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린다.
도널드 터스크 도널드 터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은 그리스 정부의 현실적인 개혁안은 동일하게 현실적인 채권국 채무 조정안과 보조를 맞춰야 양측이 윈-윈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간 시시각각 치프라스 총리와 맞섰던 메르켈 총리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로서는 고전적 헤어컷(부채탕감)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원금탕감 등의 방법을 제외한 이자율 조정·만기연장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지용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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