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장] 오비맥주, 몽골서 '아시아의 갈증' 푼다
입력 2015-07-09 12:02 
지난 7일 유엔사막화방지협약이 수여하는 ‘2014 생명의 토지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카스 희망의 숲에서 열렸다. 김도훈 오비맥주 사장(맨 왼쪽)과 참석자들이 수상 기념비를 세우고 2020년까지 15만그루 조림을 다짐하는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사진 제공 : 오비맥주]

11번째 공회전이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투브아이막 에르덴솜. 우리나라 행정구역으로는 군(郡)에 속하는 에르덴솜 사막 한 가운데에서 기자 30여명을 태운 대형버스가 오도가도 못한 채 시간을 보내야 했다.
모래 바닥에 빠진 버스는 십여분이 지나서야 공회전을 멈추고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 1시간 정도를 달리자 주차장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에 버스가 멈추고 자동문이 열렸다. 열린 문 사이로 작고 어린 나무들이 줄지어 보였다.
이곳은 지난 2010년부터 오비맥주가 환경보호 비정부기구(NGO) ‘푸른아시아와 함께 몽골 사막에 나무를 심어 조성한 ‘카스 희망의 숲이다. 황량한 사막에 푸른색 식물이 다소 생소해보였다. 1m 남짓한 묘목의 키는 예상보다 작았지만 사막에 핀 이파리는 더욱 싱그러웠다.
오비맥주와 몽골의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비맥주는 카스로 몽골 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맥주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몽골 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 맥주를 들여오면서 몽골의 맥주 시장을 열었단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단순 맥주 판매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몽골이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답을 찾았다. 바로 ‘사막화.

실제 몽골의 사막화는 심각하다. 한반도 면적 7배인 몽골의 국토 90% 이상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과 함께 황사의 진원지로 국내에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이유로 오비맥주는 ‘녹색 경영의 일환으로 몽골의 사막화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오비맥주는 몽골 내 맥주 판매금액의 1%를 사회공헌 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식으로 에르덴솜 지역에 ‘카스 희망의 숲을 조성하고 나무를 심고 있다.
매년 5~8월 오비맥주 임직원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에르덴솜 지역주민, 푸른아시아 관계자 등은 몽골 사막화 지역에 대규모 방품림을 만든다. 지금까지 오비맥주가 심은 나무는 6만그루 정도. 이 중 약 3만그루가 사막에 뿌리를 내려 5년동안 1m 크기로 자랐다. 척박한 자연 환경이지만 오비맥주는 오는 2020년까지 15만그루의 조림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말 5000그루의 포퓰러 묘목을 더 들여와 심을 계획이다.
오비맥주가 올 연말까지 카스 희망의 숲 조성을 위해 들일 기금은 6억원 가량. 작년엔 환경 개선 최우수 프로젝트 모델로 공로를 인정받으면서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으로부터 ‘생명의 토지상도 받았다. 지난해부터 사막화로 생활 터전을 잃은 몽골의 ‘환경 난민 자립을 돕는 주거 개선사업도 실시하면서 올해 사막화 피해가 가장 컸던 에르덴솜 ‘하늘마을 지역민을 위해 비닐하우스같은 영농시설을 세우고 대학생 자원봉사단과 주거 시설 환경미화 활동도 벌였다.
오비맥주는 이날 에르덴솜 현장에 생명의 상 수상 기념비를 세웠다. 기념비에는 ‘동아시아 환경문제 해결의 초석이 되길 기원하며(Hoping CASS Forest of Hope‘ will be the foundation in solving environmental problems in East Asia)라는 글귀와 함께 태극기와 몽골 국기가 새겨졌다. 카스 희망의 숲 기념 행사에는 김도훈 오비맥주 사장을 비롯해 바트벌드 몽골 환경부 자연환경녹색개발부 국장, 바트에르덴 울란바토르시 부시장, 아디야수렝 에코아시아대학교 총장, 잉크바트 카스타운 사장, 한국과 몽골 대학생 자원봉사자 30명 등이 참석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삽을 들고 묘목 심기에 나섰으며 관계자들 역시 나무에 흙을 덮고 물을 주는 등 식순 행사를 함께 했다.
울란바토르시 부시장은 몽골의 사막화는 몽골만의 문제가 아닌 아시아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큰 문제”라면서 몽골 수입 프리미엄 맥주 1위인 카스가 진정성을 갖고 몽골을 비롯한 아시아 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는 김 사장에게 감사패도 전달했다.
김 사장은 카스 희망의 숲 조림사업이 유엔사막화방지협약으로부터 상을 수여받는 등 바람직한 환경 성장 모델로 성장하기까지 어려움이 컸다”면서 헌신적으로 애써준 한국와 몽골의 자원봉사자, 에르덴솜 지역 주민에게 깊이 감사하며 앞으로도 환경생태 보전에 앞장서 ‘더 나은 세상(Better World)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몽골 울란바토르 =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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