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떠나는 외국인, ‘팔자’ 가속화…보유 비중 4년래 최저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급락 등 외부 악재에 한국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의 ‘팔자 가속화에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7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평균 422조104억원으로, 이 기간 전체 시총 평균치(1296조2461억원)의 32.56%로 집계됐다.
이는 월평균 기준 지난 2011년 8월(31.97%) 이후 최저치다.
당초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35.86%를 기록하는 등 줄곧 34~35% 수준에서 움직였다. 상반기 동안에도 외국인은 10조원에 가까운 한국 주식을 사들이며 순매수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부터 외국인 비중이 32%대로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그리스 불안 등이 불거지면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 매도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들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심화되고 지난달 시작된 중국 증시 급락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외국인들의 ‘팔자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대외 악재에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고 이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빠르게 자금을 빼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데 이어 이달 1일부터 7일 사이에 벌써 67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날에는 올해 들어 최대규모인 3982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2010선까지 밀어내기도 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외국인은 올 들어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보이며 나흘째 누적 순매도량이 8000억원에 달했다”면서 그리스 우려와 중국 증시 급락세가 지속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우려도 부각돼 외국인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물 시장과 달리 선물 시장에서는 소폭이나마 2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고 있어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