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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난조+붕괴’ 나쁜 방정식 지운 임준혁의 역투
입력 2015-07-07 20:51 
KIA의 임준혁은 7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쳤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목동) 이상철 기자] 5경기 연속 악몽은 없었다. 임준혁(31·KIA)이 호랑이 군단의 자존심을 지켰다. 역투를 펼치며 조기 붕괴를 막았다.
KIA 선발투수는 최근 고개를 못들었다. 김병현, 조쉬 스틴슨, 양현종, 서재응이 잇달아 난조를 보이며 일찌감치 강판될 것. 4⅓이닝(서재응)을 소화한 게 최다 이닝일 정도. 다른 3명은 3회 마운드에도 오르지 못했다. 선발 조기 강판→대량 실점→완패, KIA가 최근 답습한 방정식이었다.
그 잘못된 고리를 끊은 건 임준혁이었다. 7월 첫 날 깔끔한 투구로 첫 승리이자 유일한 승리를 이끌었던 임준혁이 또 한 건을 올렸다. 넥센 타선을 꽁꽁 묶으며 ‘되는 선발야구를 몸소 실천했다.
임준혁은 넥센에 유난히 강했다. 지난해 이후 넥센전 평균자책점이 1.54(11⅔이닝 2실점)로 매우 짰다. 지난 5월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행운의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58일 만에 다시 선 목동구장 마운드에서 임준혁은 훨씬 더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임무도 완수했다. 기본적이나 7월 들어 누구도 하지 못한 걸 임준혁이 해냈다. 5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
6일 전 광주 한화전(5이닝 4피안타 1실점) 같이 깔끔하지는 않았다. 1,3회를 빼고는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 그러나 위기에 몰릴수록 임준혁의 공은 묵직했다.
2회 1사 만루에서 김하성과 박동원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바깥쪽과 몸쪽을 찌르는 속구에 넥센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4회 무사 1,2루에서 김민성(1루수 뜬공), 스나이더(삼진)을 연속 아웃시키더니 김하성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완벽하게 불을 끄는가 싶었지만 3루수 이범호의 실책. 허무한 실점이자 동점이었다.

흔들릴 법 했다. 위기(1,3루)마저 계속됐다. 임준혁은 3개 연속 볼을 던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박동원을 삼진 아웃을 잡으며 불을 껐다. 허를 찌르는 기막힌 속구였다.
마지막 이닝까지 고비였다. 안타 2개와 사구 1개로 코너(1,3루)에 몰렸지만 타율 1위(3할5푼6리) 유한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포수 미트로 꽉 차게 들어가는 공을 치기 어려울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임준혁은 6회 3-1 리드 속에 바통을 넘겼다. 2경기 연속 5이닝 1실점 역투. 7월 들어 흔들리던 KIA의 선발야구에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임준혁이었다. 마지막 자존심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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