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기획…‘쿡방’②] 브라운관, 맛있는 유혹에 빠지다
입력 2015-07-06 11:51 
[MBN스타 금빛나 기자] 현재 예능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쿡방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에도 요리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꾸준히 만들어져 왔으며, 최근의 쿡방은 인기 콘텐츠 중 하나인 ‘먹방의 변주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2012년 첫 선을 보였던 KBS2 ‘해피투게더3-야간매점 역시 스타들이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하며 직접 요리를 한다는 점에서 요즘의 쿡방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당시 ‘야간매점은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던 ‘해피투게더3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며 인기를 모았었다. 다만 ‘야간매점은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만 했을 뿐, 오늘날과 같은 쿡방의 열풍을 일으키기에는 미약했다.

그랬던 쿡방이 그로부터 3년 후인 2015년 예능계를 점령하고 있다. 육아예능, 체험예능에 목을 매달았던 많은 방송사들은, 이제 요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더 나아가서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해피투게더는 최전성기가 지난 야간매점을 잠정폐쇄, 특별 게스트가 출연했을 때만 유동적으로 활용하다가, 지난 5월21일 방송부터 다시 메인코너로 앞세우기 시작했다.


최근 쿡방이 예능을 점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증가를 꼽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6%에 달했고, 2015년 27.1%를 찍은 후 2025년 31.3%, 2035년 34.3%까지 오르는 등 계속해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를 소재로 했던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의 주인공처럼 고단한 하루를 달래기 위해 야식을 시켜먹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간단한 방법으로 자신만이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는 쿡방의 주요 타깃은 실제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주부들이 대상이었다. 타깃에 맞춰 소개하는 요리 레시피는 주로 반찬에 한정돼 있었고, 설명 방법 또한 매우 세세하고 또 진지했다. 1인가구가 늘어나게 되면서 주방은 더 이상 주부들만의 소유물이 아니게 됐고, 이는 쿡방의 타킷층이 확대됨을 예고하게 됐다.

타킷 층의 나이대가 어려지고 다양해짐에 따라 쿡방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변화되기 시작된다. 앞선 음식 버라이어티들이 단순히 맛집 찾아가기, 혹은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게스트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최근 쿡방은 출연자들이 직접 출연해 요리를 한다. 그냥 출연자들이 아니다. 인상도 훈훈하고 실력 또한 최고 레스토랑에서 활약하는 최정상 셰프들이다. 입담 또한 수준급이다. 과거 많은 쿡방들이 정량에 따라 지루하게 설명하듯이 요리를 했다면 재치 있는 토크와 볼거리를 선사하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쿡방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요리들은 누구나 한 번 쯤은 따라해 볼 만큼 쉽고 간단하다. 재료 또한 집 냉장고에 하나 쯤 있을 만큼 익숙하고 친숙한 재료를 사용한다.

지난 6월 초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된 ‘최고의 요리프로그램 투표 결과, 1위는 ‘냉장고를 부탁해에게 돌아갔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실력을 인정받은 셰프들이 최고의 재료가 아닌, 실제 연예인들 냉장고 속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냉장고 속의 방치된 음식이나 식재료들을 가지고 재활용하는 셰프들을 모습은 한 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고, 돈을 절약하면서도 만족도 높은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같은 시청자들의 욕구는 전문가가 아닌 ‘야매 셰프 김풍이 만들어내는 요리를 볼 때마다 더욱 강해진다.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 속 백종원의 채널 역시 익숙함을 장점으로 앞세우는 프로그램이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고기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이라든지, 김치밥, 제육볶음, 모히또, 빵푸딩, 옥수수전 등 쉽고 간단한 요리들을 소개하면서 뜨거운 인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백종원은 전문적인 계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이컵을 활용하기도 하고, 기름을 두를 때는 ‘쭉과 ‘쭈우우욱과 같은 표현으로 시청자들이 요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식문화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을 주로 다루는 케이블채널 올리브TV의 경우 ‘올리브쇼를 통해 마트에서 판매하는 홈메이드 제품의 평가와 이를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들을 설명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더불어 물가상승률증가, 계속적인 경제 저성장, 그리고 갑작스러운 메르스 사태가 쿡방의 인기를 연장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보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외식은 부담스럽고, 저렴한 값에 제대로 한 끼를 때우고 싶어 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쿡방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