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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과거와 추억, 역사와 나를 되찾다…‘우먼 인 골드’
입력 2015-07-06 08:53 
사진=우먼인골드 포스터
[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우먼 인 골드는 젊은 시절 추억을, 빼앗긴 과거를 찾기 위해 8년 간 고군분투한 마리아의 모습을 담았다. 마리아 알프만(이하 마리아)는 랜디 쇤베크르(이하 랜디)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싸우며 자신의 과거 뿐 아니라, 잊지 말아야할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중 ‘아델레 블로흐-바우어라는 작품은 우아한 여인의 모습 뿐 아니라 금빛의 화려함으로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명화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2차 세계대전,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나치 시대 때 국가에 몰수돼 ‘레이디 인 골드라고 불렸다.

강제로 몰수당해 오스트리아 국가 유산이 돼버린 작품이지만, 마리아는 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반환 소송 건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고, 랜디와 손을 잡게 된다. 처음에는 큰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돼 마리아의 일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랜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역사를 마주하면서 적극적으로 변모한다.

‘우먼 인 골드는 8년의 시간을 담지만 4개월, 9개월 후 등으로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이을 뿐 아니라, 인물들의 스타일의 변화와 성장의 느낌을 더해 시간의 간극을 좁혔다. 또, 오스트리아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는 장면이나, 결국 법원에 나타난 마리아의 모습 등은 단조로울 수 있는 극에 긴강감과 훈훈함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마리아의 굳은 결심이나, 서글픈 표정은 과거 회상 장면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극의 개연성을 높였다. 첼로를 치는 아버지, 인자한 어머니, 숙모와 삼촌과의 즐거운 한 때, 결혼식, 그리고 부모님과 헤어져 남편과 미국으로 올 때 등의 기억을 8년간의 시간 속에 적시적지에 배치해 마리아의 말에 힘을 실었다.

사진=우먼인골드 스틸
나치 강탈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명화가 주인을 찾은 것에서 박수가 나오는 것은 비단 1500억 원의 그림 가치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림 하나에는 그 시절 가족들과의 행복한 추억, 잃어버린 것에 대한 서글픔, 들춰낼 수 없는 과거와의 조우, 나 자신과 역사 등이 담겨있다.

국가를 상대로 한 무모한 싸움이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기에, 또 공감할 수 있기에 이들의 승리는 쾌감과 말 할 수 없는 묘한 만족감을 불러일으킨다. 나치에 의해 재산을 몰수당하는 장면은 일제 강점기라는 한국 역사와 진하게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최소한 빼앗긴 것을 되찾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하는 마리아, 우릴 기억해 달라”고 말하는 마리아 아버지의 말이 가슴 깊이 와 닿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오는 9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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