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초고층 랜드마크 지어라"…세계 도시들의 경쟁
입력 2015-07-06 07:00  | 수정 2015-07-06 09:06
【 앵커멘트 】
전 세계적으로 초고층 빌딩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만들어서 자부심은 물론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인데요.
정성기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미국 뉴욕의 심장 맨해튼.

거대한 마천루 숲 속에 지난해 말 완공된 '원월드 트레이드센터'가 우뚝 솟아있습니다.

9·11테러로 무너진 쌍둥이 빌딩 자리에 다시 세워진 첫 번째 건물,

높이 541미터의 세계 4번째 초고층 빌딩입니다.

당초 이 곳을 대규모 추모공원으로만 조성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뉴욕시의 선택은 이전보다 높아진 초고층 랜드마크.


테러를 극복한 뉴욕시민의 자부심을 살리는 동시에,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의 경쟁력과 역동성을 상징하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바로위츠 / 원월드트레이드센터 운영 책임자
- "(이 빌딩은) 뉴욕의 경제적인 성장을 상징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에겐 새로운 사업의 기회 또는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스탠딩 : 정성기 / 기자 (미국 뉴욕)
- "맨해튼에는 최근 원월드트레이드센터를 중심으로 초고층 빌딩이 속속 들어서면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와이스브로드 / 뉴욕시 도시개발 의장
- "많은 기업들이 초고층 빌딩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1871년 도시 대부분을 태운 대화재를 겪은 이후 '수직 도시' 건설에 나선 시카고.

이 건축 도시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윌리스타워는 시카고는 물론 미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윌리스타워를 찾는 관광객은 매년 160만 명.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아찔한 느낌을 주는 유리 바닥 구조에, 시카고 주변 4개 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최고의 관광 명소입니다.

▶ 인터뷰 : 버드 하웰 / 관광객
- "건축 자체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랜드마크라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지어진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입니다.

건물이 배를 떠받치는 모양의 독특한 디자인에, 세계 최고 높이의 옥외 수영장, 쇼핑몰과 컨벤션센터, 카지노 시설 등이 관광객의 발길을 잡습니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사람만 4천만 명, 3조 6천억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우리나라도 높이 555미터·123층의 잠실 제2롯데월드 건축으로 도시 랜드마크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내년 말 완공되면 연간 20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해 연 3천억 원의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2020년 완공 예정인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높이 571미터의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를 예약해 놓은 상황.

특히, 독일 폭스바겐의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와 BMW의 뮌헨 박물관처럼 자동차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쇼핑몰과 호텔, 대규모 컨벤션센터까지 합쳐져 연간 수조 원의 관광수익은 물론, 수십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 인터뷰 : 브랜트 콜레타 / SOM 건축설계회사 한국 담당
- "(서울 삼성동 지역은) 유통망이 잘 발달되어 있고 아파트와 호텔 등이 밀집돼 있죠. 스포츠 경기장들도 가깝습니다. 그 중심에 초고층 빌딩이 만들어짐으로써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초고층 랜드마크를 짓기 위해선 지자체의 협력이 필수.

특히, 초고층 건축에 대한 시 차원의 전문 위원회를 구성해 합리적인 규제와 보상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실제 뉴욕시의 경우, 전문 위원회를 구성해초고층 건물의 안전성을 꼼꼼히 따지는 한편, 안전시설 공간은 용적률에서 제외하는 등 안전을 담보로 한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중원 /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 "초고층 도시로 가려고 한다면 용적률 규제에 대한 조금 더 지혜로운 방식이 필요하지 않나…."

하늘 높을 줄 모르는 세계 마천루 시대,

기업은 물론 지자체가 함께 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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