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쓰디 쓴 중국펀드의 기억 다시 ‘스멀스멀’
입력 2015-07-05 18:28 

최근 이어진 중국 증시 급락에 중국펀드(중국본토·홍콩H주) 수익률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일부 펀드는 한 달 만에 올해 수익률 상승분의 절반 가량을 반납해 2007~2008년 중국펀드에 들어왔다가 손실의 아픔을 겪었던 투자자들을 다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중국본토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최근 한 달 평균수익률은 -18.43%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지역 펀드를 제외한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 최하위권인 러시아(-3.09%)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상하이 증시 급등 수혜를 누렸던 중국본토 펀드는 낙폭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한 달간 설정액 상위 5개 중국본토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9.00%에 달한다. 이 기간 총 1571억원의 자금이 몰린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의 수익률은 -26.53%이며, 600억원 이상이 들어온 ‘신한BNPP차이나본토도 -19.47%를 기록해 투자자들에게 쓴 맛을 안기고 있다. ‘KB중국본토A주와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UH]는 한 달 만에 올해 수익의 절반 가량을 잃었다.
홍콩H주 펀드도 수익률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H지수가 최근 한 달간(3일 종가 기준) -10.7% 떨어지면서 같은 기간 H주 펀드 평균수익률은 -8%대를 기록했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2(7358억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7209억원), ‘피델리티차이나(3696억원) 연초 이후 20%를 웃돌던 설정액 상위 펀드들의 수익률도 1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H주 펀드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때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투자자들의 원금회복성 환매세가 이어져 중국본토 펀드 투자자들에 비해 손실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맹목적인 기대감이다. 실제로 중국본토 펀드 자금유출입 현황을 보면 오히려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2주간 자금 순유입세가 강화됐다. 조정 후 다시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펀드 수익률이 -10.98%를 나타낸 지난 한 주간 중국본토 펀드에는 435억원이, 한 달 동안은 2371억원이 순유입됐다.
양우석 한화자산운용 중국에쿼티 매니저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중국 증시 전체를 버블로 판단하긴 이르지만 일부 업종·종목들은 고점 대비 30% 이상 조정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고평가 돼 있다”며 부분적인 버블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중국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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