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세계 하나된 예술 거장들…7월 ‘원 먼스 페스티벌’
입력 2015-07-05 15:21 
원먼스 페스티벌

바람이 몹시 불던 지난 1일 오후 3시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 지휘자 서진과 러시아 피아니스트 페테르 오브차로프는 원 먼스 페스티벌(ONE MONTH festival)을 시작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친 후 연주를 시작했다. 관객 2200여명은 세계 지도가 그려진 포스터를 받아들었다.
그 지도에는 지난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달 동안 ‘원 먼스 페스티벌이 펼쳐질 세계 공연장이 표시되어 있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등 6대주 27개국 155개 도시에서 432개 음악회가 열린다.
참여하는 연주자는 1500명에 달한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색소포니스트 강태환, 해금 연주자 강은일, 마임 전문가 유진규, 피아니스트 이경숙·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권혁주 등 쟁쟁한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케니 배론과 프레드 허쉬 등 외국 거장들도 가세한다.
도대체 이 대담한 페스티벌은 누가 기획했을까.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가 1년 6개월 동안 준비해 막을 올렸다. 그는 개인의 힘으로도 대형 음악 축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다소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박 대표는 정부가 진행하는 ‘문화가 있는 날은 특정한 날 이벤트다. 하지만 문화는 곳곳에서 항상 존재한다는 보여주고 싶었다. 좋은 콘텐츠들이 많아 한 달 내내 끌고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기관을 자극하고 자각시키고 싶어 기획한 ‘원 먼스 페스티벌 예산은 3억원. 공연장과 공동 주최해 대관료를 아끼고 친분 있는 연주자들이 출연료를 적게 받아 성사됐다. 외국 공연 비용은 현지 연주자들이 마련했다. 미국 피아니스트 프레데릭 치유와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민속음악단체 ‘보보 디울라소는 자발적으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
박 대표는 100억원을 들여야 성사될 수 있는 축제 규모다. 연주자들이 마음으로 동참해 예산을 줄일 수 있었다. 개인도 이런 축제를 만들 수 있는데 정부 기관들은 너무 소극적이며 실속없이 겉만 번지르한 행사만 연다”고 지적했다.
이 축제는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언제나 함께하는 공연예술을 추구하는 문화운동이다. 당초 공연 200회를 기획했으나 참여하는 연주자들이 급증해 432개로 늘어났다. 2002년부터 객석과 무대 경계를 허물기 위해 진행해온 ‘더하우스콘서트 명성이 해외까지 알려지면서 축제 규모를 키우게 됐다.
박 대표는 그동안 씨앗을 뿌려놓은게 결실을 맺고 있다. 문화는 우리 삶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번 축제에서 주목받고 있는 정경화는 16일 강원도 횡성군 춘당초등학교에서 연주한다. 유치원생을 포함해 학생이 15명에 불과한 작은 초등학교다.
축제 폐막 공연은 31일 오후 8시 인천 송도 ‘트라이볼 야외 무대에서 펼쳐진다. 김영희 무트댄스가 대표작 ‘호흡 II ‘아리랑 ‘아베마리아를 선사한다.
이번 축제는 ‘더하우스콘서트가 2013년 시작한 ‘원데이 페스티벌(ONE DAY festival)의 확장판이다. ‘원데이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한날한시에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연하는 축제다. 2013년에는 국내 각지에서 예술가 294명이 65개 공연을 했고, 지난해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3개국 예술가 400여 명이 94개 공연을 펼쳤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홈페이지(www.onemonthfestival.com) 참조. 관람료는 무료부터 2만원까지. (02)576-7061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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