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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첫방①] ‘착한’ 드라마, 이렇게 맛있어도 돼?
입력 2015-07-05 13:07 
사진=SBS 방송 캡처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새 주말드라마 ‘심야식당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휴머니티에 요즘 트렌드인 ‘먹방(먹는 방송)을 섞었다. 여기에 원작이 지닌 탄탄한 극 전개까지 갖췄다. 본격적인 ‘착한 드라마의 탄생이었다.

4일 밤 방송된 ‘심야식당의 ‘가래떡 구이와 김 편에서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민우(남태현 분)와 조폭 보스 류(최재성 분)의 얘기로 시작됐다.

류는 마스터(김승우 분)의 식당으로 들어와 가장 싼 음식을 달라”고 주문했다. 배고픈 검정고시 준비생의 현실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그를 지켜보던 마스터는 단돈 1000원에 불고기 한상차림을 내놨다. 허겁지겁 해치우던 민우는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세상 때가 아직 묻지 않은 천진난만한 면모를 보였다.



그런 그가 류와 얽히게 된 건 가래떡 구이와 김 때문이었다. 그는 류가 가래떡 구이를 김에 싸먹는 걸 보고 나도 그렇게 먹는다”며 반가워했다. 이후 류는 더운 여름 탈 쓰고 호객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쓰러진 민우를 업어 병원에 실어날랐고, 아르바이트비를 주지 않고 버티던 악덕업주까지 통쾌하게 혼내줬다.

연속 방송된 2화는 따뜻한 기운이 물씬나는 ‘메밀전 편이었다. 과거 하이틴스타 정은수(심혜진 분)는 괴한의 흉기에 큰 상처를 입고 연예 생활을 그만둔 인물. 그는 언제부터인가 ‘심야식당을 찾아 메밀전을 시켜먹곤 했다.

그런 그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는 방송국 PD가 소문을 듣고 ‘심야식당을 찾았다. 정은수 사건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마음에 늘 시달리고 있었던 것. 마스커가 정은수에게 이 얘기와 함께 PD의 명함을 건네자 정은수의 눈빛은 흐려졌다.

때마침 배우를 꿈꾸던 유정이 울면서 가게로 들어왔다. 주폭 아버지와 가출한 어머니 사이에서 힘겨운 하루를 이어가고 있었던 것. 정은수는 그에게 꿈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든 책임질 수만 있다면 그건 옳은 선택”이라며 오늘이 너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날”이라고 조언했다. 이후 정은수는 그를 PD에게 부탁해 브라운관 데뷔를 도왔다. ‘메밀전이 가진 따뜻한 위로를 동병상련인 후배에게도 건넨 셈이었다.


이처럼 ‘심야식당은 소박한 음식을 매개로 휴머니즘 가득한 얘기들을 풀어냈다. 식당이 배경인 까닭에 방송되는 내내 맛있는 음식들의 향연이 펼쳐졌고, 이웃들의 진솔한 사연이 담겨 보는 이를 흐뭇하게 했다.

특히 김승우를 비롯한 출연진의 연기력은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는 수훈갑이었다. 단골손님 삼인방인 김씨, 돌팔이, 체리는 극 전개에 있어 감초 구실을 톡톡히 해냈고, 옴니버스 형식으로 출연한 최재성, 남태현, 심혜진 등도 흐름을 해치지 않는 명연기를 펼쳤다. 필력, 연출력, 연기력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춰 원작에 못지않은 웰메이드 드라마로 첫발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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