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랍자 가족 미국 정부에 호소
입력 2007-08-01 16:42  | 수정 2007-08-01 18:13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14일째입니다.
피랍자 가족모임은 주한 미국대사관을 방문해 미국 정부가 피랍자들의 조속한 석방에 힘써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호소문 내용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3명의 피랍된 봉사단을 위해 미국 부시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로써 23명의 봉사단이 피랍 된 지 14일째 됐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대한민국 등 전 세계 국가들이 피랍된 23명을 무사 귀환시켜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시간을 꼭 돌아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 왔습니다.


지금도 그 믿음이 변하지 않았지만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씨까지 희생당해 가족들의 고통과 마음의 불안감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 남은 21명조차 살 수 있을 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희망을 품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눈앞에서 사랑하는 자식이 죽어가는 데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종교, 이념, 국가 문제도 아닙니다. 가족들의 소중한 생명이 걸린 것입니다.

지금 가족모임 사무실에는 남아있는 21명의 가족들이 살다시피 합니다.

가족들은 이곳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연상케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피랍된 누군가가 죽으면 그 가족들이 이곳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끝내 단 한명의 가족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가족들은 죄인이 된 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방국인 미국 정부가 한국 국민을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가족들은 믿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하루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호소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여러 나라 봉사단이 아프고 병든 사람을 돕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땅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돕기 위해 각 나라 봉사단이 죽음의 땅 아프가니스탄을 찾는 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미국 정부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번 사례가 자칫 전 세계 봉사단체들이 사랑실천 활동을 위축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를 불구하고 보호받아야 합니다.

국가와 이념을 초월해 어떤 이해관계도 이들에게 적용 돼서는 안됩니다.

여전히 우리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번 피랍사태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할 것이란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에게 부탁드립니다.
피랍자들은 사랑을 실천한 아름답고 고귀한 존재들입니다.

1년에 한번 있는 휴가를 사용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지옥 같은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점을 깊이 헤아려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해 주실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또한, 가족들은 아프가니스탄의 교전소식과 무력진압 가능성 관련 소식에 대해 인질들의 생사와 관련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평화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남은 21명의 조속한 무사귀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해 주십시오.

제발 도와주십시오. 우리 가족들을 살려주십시오. 우리 믿음이 현실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 피랍가족모임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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