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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일, 소리의 ‘무게’ 아는 진짜 뮤지션
입력 2015-07-02 09:20 
사진=옥영화 기자
[MBN스타 안세연 기자] 가수 정준일이 새 앨범을 들고 대중을 찾아왔다. 음감회는 처음이라며 수줍게 웃어 보였던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음악적인 욕심과 철학을 나열했다. 역시 ‘뮤지션이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마리아홀에서는 정준일 ‘라이브(LIVE) 앨범 발매 기념 음감회가 진행됐다.

이날 정준일은 음감회를 연 소감에 대해 많이 남다르다. 앨범을 내는 일은 나에게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큰 규모의 행사를 하는 건 처음이다”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정준일의 ‘라이브 앨범은 지난해 개최된 ‘오케스트라 콘서트 사랑의 공연 실황을 담은 앨범이다. 정준일은 당시 콘서트에 37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투입, 평소 선보이지 않았던 묵직하고 깊이 있는 사운드로 무대를 채웠다.

여기엔 음악인으로서 정준일의 욕심이 담겨있었다. 그는 1집은 내가 제작했다. 내 자비로 제작한 앨범이라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내가 쓰고 싶은 악기를 다 쓰지 못했다. 이후 내 음악이 알려지면서 이 앨범을 좀 더 좋은 소리로 들려드리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망이 생겼다”라며 오케스트라 콘서트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물론 큰 희생이 뒤따랐다. 정준일은 공연 개런티를 모두 포기했다. 그는 세션이 37명, 스태프까지 포함하면 100명이다. 공연이 끝난 후 10원 한 장도 받지 못했다”며 웃었다.

콘서트의 생생한 현장감을 한 장의 앨범에 담는다는 것 역시 어려운 일. 그것이 섬세하고 울림 있는 오케스트라로 채워진 공연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정준일은 굳이 힘든 작업을 고수했다. 이유는 역시나 뮤지션답다.


정준일은 음악이 음악 자체로 존재하고 그것에 압도 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어렸을 때 나는 음악에 내가 눌려지는 기분이었다.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시도해보고 싶었다. 음악 자체로 대중을 압도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앨범 발매, 공연 외엔 미디어 노출이 적은 편인 정준일은 이번에도 역시 라디오 출연 말곤 별다른 활동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방송이 체질에 맞지 않는 것일까. 그는 최근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해 위경련까지 겪었단다. 음악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야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요즘, 그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할 일만을 하며 선방 중인 정준일. 그는 이런 마음을 가사에 담았다.

그는 요즘은 자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는 시대다.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료들과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도 내 공연에 많은 분이 찾아오시고 SNS에 글을 올려주시기도 한다”라며 그런 걸 보면 내 음악이 누군가에게 특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이유 없이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데 사실 고마운 사람은 나다”라며 ‘너에게에 가사를 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한편, 정준일의 ‘라이브는 1일 정오 공개됐으며 오는 11월 소극장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안세연 기자 yeonnie88@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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