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리뷰]영화 폴라로이드, 엄마가 차린 아침밥 같은 소소함
입력 2015-07-01 16:02  | 수정 2015-10-15 22:02
영화 폴라로이드/사진=폴라로이드 포스터
[리뷰]영화 폴라로이드, 엄마가 차린 아침밥 같은 소소함

'쥬라기월드'와 '연평해전'이 1·2위를 다투는 지금, '착한영화' 폴라로이드가 도전장을 내밉니다.

폴라로이드는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나고 너무도 일찍 철이 들어버린 수호의 '아빠 만들기 대작전'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수호(김태용 분)는 철없는 '어른아이' 엄마 허은주(정재연 분)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과거의 상처를 가진 전직 아이스 하키선수 양밍(양범 분)과 얽히며 다양한 사건이 펼쳐집니다. 영화 후반 기막힌 반전으로 이들 사이에 위기가 오지만, 이를 가족애로 극복하는 모습은 관객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영화 폴라로이드 수호/사진=폴라로이드 스틸컷

극을 이끌어 가는 힘은 단연 아역배우 김태용 군의 연기입니다. 수호는 일밖에 모르는 엄마를 챙기며 엄마의 '수호천사'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아침이 되면 된장찌개를 끓이고 엄마를 깨워 출근시키는 그의 '아이'같지 않은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애틋함을 자아냅니다. 기자 간담회에서 정재연은 "태용군 성격이 또래에 비해 의젓하다 실제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많이 의지를 했다"며 "영화 촬영 전부터 같이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도 수호의 엄마 같은 느낌이다"며 김태용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김태용 외에도 아직 대중에게 낯선 정재연과 양밍의 연기 또한 눈여겨 볼만 합니다. 정재연은 시한부 인생인 아들이 자신에 대한 책임감으로 오래 살기를 바라는 속 깊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냅니다. '철없는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는 관객에게 웃음과 슬픔을 동시에 전합니다.

영화 폴라로이드 은주/사진=폴라로이드 스틸컷

또한 중국 출신 양범은 극중 한국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한국에서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다니며 6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는 그는 영화 촬영 전부터 1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돼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극중 콧수염을 기른 낯선 외국인으로 등장해 수호와 교감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는 모습은 앞으로의 영화 활동 또한 기대하게 합니다.

이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명의 인물이 만나 가족으로 탄생 하는 모습은 절망과 분노를 희망과 용서의 에너지로 바꾸는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 냅니다. 또한 주호성 감독의 딸인 장나라와 배우 이한위가 깜짝 까메오로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영화 폴라로이드 수호 양밍/사진=폴라로이드 스틸컷

영화 제목이기도 한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수호 아빠의 유일한 유품이지만 '그 시간에 멈춰있는' 양범, '남은 시간을 멈추고 싶은' 수호 두 남자를 이어주는 매개체입니다. 또한 맹목적인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현재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주호성 감독은 "워킹맘과 자살 등 현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그 속에서도 가족애를 잃지 않는 인간 군상들을 나타내고 싶었다"며 영화의 제작 의도를 밝혔습니다.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은 마치 '어머니가 차려준 밥'같은 소소한 느낌을 전합니다. 화려한 액션과 자극적인 스토리의 '거친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조금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어머니의 밥이 사무치게 그리운 것처럼 어떤 이에게는 남모를 상처를 잊게 해주는 따뜻한 한 끼를 선사합니다. 영화 폴라로이드는 이달 16일 개봉합니다.

영상뉴스국 한전진 인턴기자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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