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IB에 서명 보류한 필리핀의‘계산’
입력 2015-06-30 13:59 

지난 29일 중국주도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창립회원국 자격이 있는 57개 국가 중 7개 국가가 협정문에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관영신문 펑파이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덴마크, 쿠웨이트, 폴란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7개 국가가 대표를 서명식이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파견하고도 정작 협정문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저우챵우 재정부 아시아태평양센터 부주임은 각 국가별로 내부사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오히려 우리는 준비기간이 짧았음에도 50개 국가나 서명한 것에 더 놀랐다”고 말했다. 창립회원국 신청 마감시한이 지난 3월 31일이어서 협정문 서명까지는 약 3개월밖에 시간이 없었다.
실제로 7개 국가 중 대다수는 내부적으로 합의를 보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어 서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총선을 치르느라 AIIB에 신경을 쓰지 못한 덴마크가 대표적인 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 폴란드, 덴마크 등이 올해 안에 꼭 서명을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들 국가에게 AIIB가입은 시간문제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과는 달리 필리핀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에 서명을 보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신문은 필리핀이 최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는 것이 서명불참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7개나 되는 국가가 협정문에 서명하지 않은 것은 AIIB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유명시사평론가 훙린은 AIIB에 참여하지도 않은 일본 언론들이 AIIB 흠집내기에 나섰다”는 글을 기고해 AIIB를 두고 중일 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향후 중국정부는 이들 7개 국가가 올해 안에 협정문에 서명을 한다면 이번에 서명한 50개 국가와 동등한 창립회원국 자격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