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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린드블럼 “루틴? 등판 전날 짜장면 먹기”
입력 2015-06-30 06:02  | 수정 2015-06-30 10:57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조쉬 린드블럼의 표정은 밝았다. 전날(27일)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챙긴 그는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부산)=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故 최동원(1958~2011)은 롯데 자이언츠와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불같은 강속구와 폭포수 같은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혼을 빼놓는 모습은 최동원의 전매특허였다. 특히 힘든 기색 없이 연투와 긴 이닝을 소화하며,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는 4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최동원의 투혼으로 롯데는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롯데 입단한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28)의 별명은 린동원이다. 16경기 108이닝을 던져 9승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중인 린드블럼은 다승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또 112⅓이닝을 던진 헨리 소사(30·LG)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벌써 완투가 두 번. 그 중 한 번이 완봉승이다.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에 커브까지 최동원과 판박인데,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점까지 최동원과 빼닮았다. 그래서 별명이 린동원이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역대 롯데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린드블럼은 아직 시즌을 절반 가량 소화한 상황에서 과분한 평가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최동원과의 비교에 대해서도 린드블럼은 과분하다”고 잘라 말했다. 물론 그는 최동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롯데의 전설같은 선수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 아니었나. 과거 영상도 찾아서 봤다”는 린드블럼은 린동원이라는 별명은 영광스럽지만 나는 아직 그 이름을 물려받기에는 부족하다”며 다시 한 번 자기 자신을 낮췄다.
물론 많은 이닝을 던지는 이유 때문에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린드블럼은 최근 5일 로테이션이 아닌 4일 로테이션으로도 등판하고 있어 특히나 걱정을 사고 있다. 그래도 린드블럼은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시즌 반환점을 돌면 어느 선수나 피곤함을 느끼기 마련이라는 게 린드블럼의 생각이다. 린드블럼은 누구나 다 피곤한데, 나만 힘든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컨디션도 나쁘지 않지만 이럴 때일수록 체력적인 부분보다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린드블럼은 한국야구에 대해 대단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보통 외국인 투수들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리그를 씹어 먹을 자신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마련이다.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며 "미국 타자들은 쉽게 삼진을 당하는데, 한국 타자들의 컨택 능력은 뛰어나다. 끈질기다. 각 팀별로 한 타자 이상은 까다롭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특히 그가 꼽은 까다로운 타자는 두산 김현수(27). 린드블럼은 김현수는 파워와 컨택을 겸비해, 단타와 장타 모두 자유자재로 날리는 타자”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린드블럼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바로 가족이다. 부인 오리엘과 큰 딸 프레슬리, 둘째 아들 파머까지 부산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린드블럼은 유일한 낙이 휴식일에 가족들과 함께 광안리 바닷가에서 산책하거나 해운대에서 쇼핑하는 것이다. 이제 부산 생활도 많이 적응했고, 한국 음식도 익숙해졌다. 딸 프레슬리는 불고기를 좋아한단다. 가족들이 모두 육류를 좋아해 소갈비를 즐겨 먹는다. 하지만 린드블럼을 바꾼 음식은 바로 짜장면이었다. 그는 처음에 짜장면을 봤을 때 시커멓고, 이상하게 보여 ‘절대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짜장면은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됐다. 린드블럼은 입만 대보자는 생각에 먹기 시작했는데. 너무 맛있었다”며 등판 하루 전날 찾는 음식이 짜장면이다. 이제 루틴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린드블럼은 개인적인 목표는 따로 두지 않았다. 그는 팀이 6월에 좋지 않았는데, 이제 계속 꾸준하게 던지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며 말했다. 바다가 없는 미국 인디애나 출신이지만, 롯데라는 팀은 물론 부산이라는 도시와도 정이 많이 들었다. 그의 각오는 소박했다. 팬들도 대단하고 감독님, 코칭스태프, 동료들 모두 내가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다. 기회가 된다면 오래 부산에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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