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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예술인 마을①] 만리동 언덕배기, 예술이 흐른다
입력 2015-06-29 13:19 
사진=막쿱 제공, 디자인=이주영
[MBN스타 이다원 기자] 서울 심장부 중구 만리동에 별천지가 열렸다. 세련된 건물과 어우러진 숲속엔 예술이 흐르고, 거주민들은 자신의 꿈을 마음 편히 펼친다. 만리재로 27길 69번지, 서울시가 훤히 보이는 달동네 위에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형공공주택(이하 막쿱)으로 불리는 예술인 공동체가 둥지를 틀었다.

막쿱은 들어가는 길부터 남다르다. 환일고등학교 정문 옆으로 놓인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숨부터 ‘턱하고 막혀온다. 경사가 높은 탓도 있지만, 숲 속에 이런 건물이 숨겨져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세련되고 아담한 외관이 두 눈에 들어오기 때문. 만리동 언덕배기에 29가구의 예술인 가정을 품은 막쿱엔 미술,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가 숨쉬고 있었다.



막쿱은 4~5층짜리 회색 건물 3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1인 가구, 2인 가구 등 가족 수를 고려해 평수도 다양하다. 곳곳엔 조각품이나 그림이 전시돼 있고, 바로 앞 공원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소담한 놀이터도 마련돼 있다.

사진=이다원 기자


공동 사용 공간도 눈에 띈다. 1층 로비는 막쿱 거주인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돼 있고, 공용 냉장고도 마련돼 있다. 취재 당시 한 거주민은 달걀을 사와 냉장고 가득 채워 넣으며 인심 좋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삭막한 도심 속 시골 인심이 떠오를 만큼 정감을 물씬 풍겼다.

옥상도 이들의 공용 텃밭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너른 바닥에 화분을 놓고 상추, 허브 등 여러 작물을 심어놓고 서로 공유하고 있는 것. 이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공동 대청소 시간을 가진 뒤 음식을 함께 해먹으며 이웃간의 정을 나누기도 한다.

사진=막쿱 제공


막쿱은 출범식도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몄다. 건물 곳곳에서 성악가의 목소리와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가 흘러나왔고, 주민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어린이 미술강좌, 성인 강좌 등도 펼쳤다. 예술인 집단이라는 특성답게 달동네를 수놓은 신고식은 특별했다.

막쿱은 지난 2013년 SH공사와 서울시가 예술가를 위한 집단 주거 공간을 구상한지 2년만에 완성됐다. 막쿱의 재무이사를 맡고 있는 서동훈 씨는 사실 예술인들에게 전세금이나 집값은 큰 부담이다.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선 작업할 시간도 아르바이트에 쏟게 되는 것”이라며 막쿱은 예술인의 경제적인 부담감을 크게 줄였다. 전보다 작업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정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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