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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히는 날”이라던 우규민, ’10K’ 제대로 긁었다
입력 2015-06-25 22:05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 2회말 LG 선발 우규민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서민교 기자] 이런 날은 긁히는 날이죠.”
25일 수원 kt 위즈전 선발 등판을 앞둔 LG 트윈스 투수 우규민(30)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하늘을 지그시 바라본 뒤 컨디션 좋다”고 말하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우규민의 자신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마르테와 댄블랙이 버틴 kt의 중심타선에 대해서도 겁이 없었다. 우규민은 외국인 타자만 9명이 있으면 좋겠다. 난 이대형이 9명 있는 게 더 무섭다”고 농담을 던졌다. 비교적 방망이가 쉽게 나가는 외국인 타자를 상대로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우규민의 배짱 두둑한 말이었다.
허언이 아니었다. 우규민은 빗속 역투 속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우규민은 5이닝만 던지고 개인 통산 최다 탈삼진 기록을 10개로 갈아치웠다. 우규민의 종전 최다 탈삼진 기록은 지난해 6월15일 잠실 SK전에서 기록한 8개였다.
이날 우규민은 5이닝 동안 투구수는 94개로 많았지만, 볼넷 없이 6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시즌 4승(2패)째를 거뒀다.
우규민은 1회부터 삼진 행진을 벌였다. 첫 타자 이대형을 9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 첫 번째였다. 이어 오정복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마르테를 4구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고 오정복의 도루를 저지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2회 선두타자 댄블랙에게 2루타를 맞으며 시작한 우규민은 김상현의 내야안타 허용에도 흔들리지 않고 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우규민은 3회 선두타자 하준호에게 우월 솔로 홈런으로 첫 실점을 했다. 구속 119㎞의 체인지업에 가운데 몰린 실투였다. 이어 이대형의 안타와 오정복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위기 속 투구가 압권이었다. 마르테와 댄블랙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외국인 타자를 겁내지 않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장성우도 2구째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은 없었다.
4회는 삼진은 없었지만, 특유의 맞춰 잡는 투구가 일품이었다. 또 선두타자 김상현을 중전 안타로 내보냈으나 박경수를 2루수 병살로 잡아낸 뒤 박기혁을 3루수 땅볼로 가볍게 끝냈다.
잠시 멈췄던 탈삼진 행진은 5회 다시 시작됐다. 우규민은 홈런을 허용했던 선두타자 하준호를 4구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대형과 풀카운트 승부 도중 비로 질퍽해진 마운드에 미끄러지며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계속 마운드에 선 우규민은 이대형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해 우려를 불식시켰다. 2사 1루서 마르테와 11구 승부 끝에 10번째 헛스윙 삼진으로 5회까지 선발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우규민은 8-1로 크게 앞선 6회말 마운드를 신재웅에게 넘겼다. 투구수도 많았고 부상의 위험성이 있어 선수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우규민은 경기 내내 내린 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한 역투였다.
빗줄기를 뚫고 우규민이 긁힌 날, LG는 10-4로 대승을 거두고 2연승을 기록했다. 리드오프 박용택이 3안타 4타점, 채은성이 데뷔 첫 4안타(1홈런) 2타점 경기로 맹타를 휘둘렀고, 유강남이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 1회말 LG 선발 우규민이 로진가루를 불고 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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