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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회복에 좋은줄’ KBO 선수의 무신경 이대로 괜찮을까
입력 2015-06-25 18:12  | 수정 2015-06-25 19:33
한화 최진행이 근육강화 약물인 스타노조롤의 검출로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커리어 하이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프로 11년차 베테랑 타자 한화 최진행(30)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의 근육 강화 약물 스타노조롤의 검출로 30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건강한 플레이와 공정한 경쟁을 목표하고 있는 엄연한 스포츠 종목의 하나인 프로야구가 선수들은 물론이고, 리그 전반의 반도핑 의식 수준이 너무 낙후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최진행은 지난 5월 실시한 KBO의 1차 불시 도핑테스트(A샘플)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됐다. KBO는 구단에 이를 통보했고 이후 2차 시료(B샘플)에서도 역시 금지 약물이 검출되면서 제재 대상으로 확정됐다.
25일 열린 반도핑위원회에 직접 출석한 최진행은 지인에게서 소개받은 미국제품을 4월중에 몇차례 복용했다”며 고의성이 없었음을 적극 주장했다. 특히 피로회복에 좋은 줄 알았다”고 무지를 항변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수영스타 박태환이 전혀 몰랐다”고 말해 전국민적인 불신과 걱정을 샀던 테스토스테론과 함께 스타노조롤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의 대표적인 약물이다.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은 근육량을 늘려주고 강화해주는 뚜렷한 효과만큼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간기능 손상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갖고 있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경계하는 부동의 ‘원톱 주적이다.
이번 최진행 케이스는 치료 목적의 복용이 아닌 ‘좋다더라는 권유 만으로 영문 라벨의 약 제품을 현역 프로 야구선수가 별 고민 없이 먹었다는 점이 더 큰 충격이다. 데뷔 11년차 외야수의 무신경이 이렇게 할 말 없는 수준으로 드러나면서, 리그의 반도핑 문화가 과연 건전한 수준인지 걱정을 듣게 됐다. 종목의 특성상 국제 대회보다 프로리그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야구 선수들의 반도핑 의식이 여타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다는 오랜 쓴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O가 과거 국제대회에서 도핑 양성반응을 받았던 케이스들을 대처하면서 정확한 해명이나 징계 없이 넘어가거나 오랫동안 솜방망이 제재 규정을 갖고 있었다는 눈총도 있다.
현재 KBO는 승부조작-불법도박과 함께 반도핑을 선수관리-교육의 2대 과제로 삼고 교육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강화된 KBO의 반도핑 규정 대상 중 근육 강화 약물은 가장 엄중한 처벌 대상 약물이다. KBO는 생식호르몬제 10경기, 흥분제 20경기, 근육 강화제 30경기 출장 정지의 ‘초범 제재 규정을 갖고 있다. 근육 강화제는 2회 위반시 50경기, 3회 위반시 영구제명의 ‘퇴출이다.
최진행의 이번 제재는 금지약물 관련 KBO의 역대 최고 징계지만, 이 약물에 대한 여타 스포츠의 경계심을 고려할 때 적절한 처벌 수위인가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스타노조롤은 테스토스테론, 난드롤론 등과 함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의 대표 약물로서 WADA의 금지약물 리스트에서는 경기 내외적으로 상시복용이 엄금된 최상위 약물이다. [chicle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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